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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시의회 의장은 중재자인가, 다수당 대표인가
상임위 재배정 논란부터 국민의힘 보이콧까지…원구성 파행이 남긴 과제
작성 : 2026년 07월 06일(월) 10:01 가+가-
제10대 거제시의회가 개원 직후부터 극심한 진통을 겪고 있다.

의장 선출 과정에서 시작된 여야 갈등은 상임위원회 구성과 상임위원장 선출을 거치며 정면충돌로 번졌고, 결국 야당의 본회의 보이콧 속에 민주당 단독으로 원구성이 마무리됐다.

법적 절차는 완료됐지만, 협치와 의장의 중립성, 다수당의 책임이라는 지방의회 민주주의의 핵심 원칙을 둘러싼 논란은 오히려 더 커지고 있다.

이번 사태의 발단은 상임위원회 구성 과정에서 불거진 '의원 재배정' 논란이었다.

당초 의원들의 희망에 따라 행정복지위원회는 더불어민주당 4명, 국민의힘 4명으로 구성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본회의에 상정된 최종 추천안에는 국민의힘 김영규 의원이 본인 의사와 달리 경제관광위원회로 변경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행정복지위원회는 민주당 4명, 국민의힘 3명의 구조가 됐다.

국민의힘은 즉각 반발했다. 의원 개인의 의사를 무시한 채 특정 상임위원회의 의석 구조를 바꾸려 했으며, 이는 의장의 권한을 넘어선 조치라고 주장했다. 반면 의장 측은 상임위원회 운영의 효율성과 원활한 원구성을 위한 조정이었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논란은 본회의에서 예상 밖의 결과를 낳았다.

상임위원회 배정안은 찬성 7표, 반대 3표, 기권 6표로 부결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의 기권과 함께 민주당 내부에서도 이탈표가 발생한 것으로 해석되면서, 개원 이틀 만에 의장이 제출한 안건이 부결되는 이례적인 상황이 연출됐다.

특히 민주당 최양희 의원은 본회의에서 "조례상 상임위원은 8명 이내로 구성할 수 있는 만큼, 굳이 의원을 다른 상임위로 조정하지 않아도 충분히 해결할 수 있었다"며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같은 당 의원이 의장의 판단을 정면으로 비판한 것은 이번 사태가 단순한 여야 대립을 넘어 의회 운영 방식 자체에 대한 문제로 번졌음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결국 의장은 원안을 철회하고 김영규 의원을 당초 희망했던 행정복지위원회로 다시 배정했다. 행정복지위원회는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각각 4명씩 참여하는 구조로 정리됐다.

그러나 갈등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국민의힘은 상임위원장 3석을 모두 민주당이 차지하는 방식의 원구성에는 협치의 정신이 없다며 상임위원장 선출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민주당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행정복지위원장, 경제관광위원장, 의회운영위원장을 모두 단독 선출했다.

국민의힘은 성명을 통해 "문제 제기의 핵심은 특정 자리를 요구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협치와 소수 의견 존중의 원칙을 지키자는 것이었다"며 "의장은 갈등을 조정하는 중립적 위치에 있어야 함에도 오히려 논란을 키웠다"고 주장했다.

이어 "의회는 특정 정당의 의회가 아니라 시민 모두의 의회"라며 "다수 의석은 독점의 근거가 아니라 더 큰 책임의 근거가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지역 정치권의 시선도 엇갈린다.

일각에서는 민주당이 상임위원장뿐 아니라 행정복지위원회에서도 안정적인 과반 구조를 확보하려 했던 배경에 주목한다.

행정복지위원회가 시정의 핵심 부서와 주요 정책을 심사하는 상임위원회인 만큼, 민주당 집행부와 변광용 시장의 시정 운영을 뒷받침하기 위한 정치적 포석 아니었느냐는 해석도 제기된다.

다만 이를 뒷받침할 객관적 근거나 공식적으로 확인된 사실은 없는 만큼 정치권의 해석 수준에 머물고 있다.

반대로 민주당 내부에서는 다수당이 책임 있게 의회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원구성의 주도권을 확보하는 것이 불가피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하지만 이번 논란이 남긴 가장 큰 과제는 특정 정당의 이해관계를 넘어 의장의 역할에 대한 질문이다.

지방의회 의장은 특정 정당을 대표하는 자리가 아니라 의회 전체를 대표하는 자리다. 갈등이 발생했을 때 대화를 통해 접점을 찾고, 다수와 소수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의장에게 요구되는 기본적 책무다.

이번 원구성 과정에서는 상임위원회 재배정 논란과 배정안 부결, 여야 대치, 민주당 단독 원구성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 속에서 의장의 중립성과 조정 능력이 도마 위에 올랐다.

여기에 앞서 의장 선출 당시에도 민주당이 과반 의석을 확보하고도 예상보다 적은 득표로 당선되는 등 내부 이견이 드러난 점까지 더해지면서 의회의 리더십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결국 제10대 거제시의회는 개원과 동시에 원구성을 둘러싼 갈등을 봉합하지 못한 채 첫발을 내디뎠다. 법적으로는 원구성이 마무리됐지만, 시민들이 기대하는 협치와 견제, 그리고 의회의 신뢰를 어떻게 회복할 것인지는 이제부터 풀어야 할 과제로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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