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드라인▽
[특집] 디지털이 만든 도시, 거제
③ 알고리즘은 어떻게 도시를 알렸나
작성 : 2026년 07월 10일(금) 15:09 가+가-
'거제 야~호!'
몇 초짜리 짧은 영상에서 시작된 이 한마디는 수백만 명이 보는 콘텐츠가 됐고, 정치권 논쟁으로까지 이어졌다.

처음에는 관광 홍보였지만 어느 순간 '거제'라는 도시 이름 자체가 온라인 화제의 중심에 섰다.

왜 하필 거제였을까.

왜 수많은 관광 홍보 콘텐츠 가운데 '거제 야~호!'는 사람들의 기억에 남았을까.
답은 관광지가 아니라 디지털 플랫폼의 작동 방식에 있다.

과거에는 신문과 방송, 관광안내서가 도시를 알리는 창구였다. 지금은 다르다. 사람들은 포털에서 정보를 찾기보다 유튜브와 숏폼 영상을 먼저 접하고, 검색보다 추천을 통해 콘텐츠를 소비한다.

도시의 첫인상을 만드는 주체도 관광안내서가 아니라 알고리즘으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
'거제 야~호!'는 이런 변화와 맞물렸다.

짧고 따라 하기 쉬운 말, 반복되는 리듬, 친근한 사투리, 여기에 대중문화 콘텐츠가 결합하면서 이용자들이 자발적으로 공유하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단순노출효과(Mere Exposure Effect)'라고 설명한다. 사람은 반복해서 접하는 대상에 친숙함을 느끼는 경향이 있다. '거제'라는 이름이 영상과 댓글, 숏폼을 통해 반복적으로 노출되면서 도시 이름 자체가 하나의 기억으로 자리 잡기 시작한 것이다.

여기에 플랫폼의 추천 알고리즘이 확산을 증폭시켰다.

알고리즘은 '좋은 콘텐츠'보다 이용자의 반응이 많은 콘텐츠를 더 넓게 노출하는 특성이 있다. 댓글과 공유, 패러디가 늘어날수록 더 많은 사람에게 추천되고, 추천은 다시 새로운 이용자의 반응을 이끌어낸다.

이번 사례에서 주목할 점은 논란조차 확산의 일부가 됐다는 점이다.

리센느 멤버 원이의 거제 사투리를 둘러싼 논쟁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넘어 정치권까지 이어졌다. 표현의 적절성을 둘러싼 다양한 의견이 오갔지만, 결과적으로 '거제'와 '사투리'라는 키워드는 더 많은 사람들의 관심 속으로 들어갔다.

물론 논란 자체를 홍보 효과로 해석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다만 디지털 플랫폼에서는 찬반을 떠나 관심이 집중될수록 노출이 확대되는 현상이 나타난다. 이는 특정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라 오늘날 콘텐츠 소비 구조가 가진 특징이기도 하다.

이번 사례는 지역 홍보의 방식이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과거에는 관광지를 얼마나 많이 소개하느냐가 중요했다면, 지금은 도시 이름을 얼마나 자연스럽게 기억하게 만드느냐가 경쟁력이 되고 있다.

'거제 야~호!'는 관광 명소를 나열하기보다 '거제'라는 이름을 사람들의 일상 속으로 가져왔다.
이 점에서 이번 사례는 단순한 바이럴 콘텐츠를 넘어 디지털 시대 지역 브랜딩의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로 평가할 만하다.

그러나 여기서도 한 가지는 분명히 해야 한다.

온라인 화제는 확인됐다.
하지만 그것이 실제 관광객 증가와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졌는지는 아직 검증이 필요하다.
디지털 콘텐츠는 관심을 만드는 출발점일 뿐이다. 관광의 완성은 방문과 체류, 소비로 이어질 때 비로소 의미를 갖는다.

이번 여름 거제는 디지털 공간에서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제 남은 과제는 그 이름을 다시 찾게 만드는 일이다.

디지털 시대 관광은 풍경을 먼저 보여주는 경쟁이 아니다. 사람들의 기억 속에 먼저 들어가는 경쟁이다.

'거제 야~호!'는 그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제 남은 과제는 화제를 관광으로, 기억을 다시 찾는 발걸음으로 연결하는 일이다.
모닝뉴스 기자 기사 더보기

newsmorning@daum.net

많이 본 뉴스

정치의회

자치행정

조선경제

문화예술

이슈/기획

우리동네

길따라칠백리

“웨딩의 꿈, 거제 지심도에서 이루세요”

경남도(도지사 박완수)는 ‘자연과 함께하는 웨딩·휴양섬’ 거제 지심도에서 리마인드 결혼식을 올리며 특별한 순…

  1. [구성옥의 산행일기] 느재고개
  2. 눈호강 입호강, 상춘객 사로잡을 거제 봄꽃 나들…
  3. [구성옥의 산행일기] 장기 바위

일상에서

[윤석봉 코너] “내 마음에 내가 속지 않는 것…

무더운 여름이 지나고 풍요로운 가을 문턱에 접어든 요즈음, 대한불교천태종 장흥사(주지 세운 스님)에서는 한 …

  1. [구성옥의 산행일기] 동틀 무렵
  2. [봄이 오는 길목] 까치집
  3. [산행일기] 숲 속의 벤치

기사 목록

모닝뉴스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