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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닝뉴스] 느거 와그라노
작성 : 2026년 07월 13일(월) 12:29 가+가-
경상도 사람들은 "밥 뭇나?"라고 묻는다. "밥 먹었니?"보다 정겹고, "식사는 하셨습니까"보다 사람 냄새가 난다.

"덥노."
"춥노."
"무섭노."
누군가에게는 어릴 적 골목에서 매일 듣던 말이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단어가 죄인이 됐다.

'무섭노'를 둘러싼 논란은 처음엔 웃고 넘길 일처럼 보였다. 하지만 정치권이 뛰어들고, 언론이 받아쓰고, 온라인이 들끓으면서 사투리 하나가 사상검증의 대상이 됐다.

언어는 사람을 이어주는 다리인데, 우리는 그 다리부터 의심하기 시작했다.



물론 특정 온라인 커뮤니티가 일부 표현을 왜곡해 사용한 일은 분명 경계해야 한다.
그러나 그렇다고 생활 속 사투리까지 오염된 언어로 취급한다면, 그다음 차례는 무엇일까.

억양도 검증하고, 말끝도 감별하고, 농담도 허가받아야 하는 세상이 오는 것은 아닐까.
거제 출신 가수 강산에는 오래전 '와그라노'를 불렀다.

노래 제목은 짧지만 질문은 길다.
왜 그러느냐.
정말 왜 그러느냐.

요즘 우리 사회는 단어보다 맥락을 덜 듣는다.
사람보다 프레임을 먼저 본다.
설명은 길어지고, 낙인은 더 빨라졌다.

누군가의 말은 끝까지 듣지 않으면서, 한 단어는 끝까지 따라다닌다.

언론도 예외는 아니다.
논란을 전하는 것과 논란을 키우는 것은 다르다.
갈등은 사실보다 빨리 퍼지고, 정정은 화제만큼 멀리 가지 못한다.

정치도 다르지 않다.
정치는 국민의 언어를 이해해야 하는데, 어느새 국민의 말을 검열하려 든다.

사투리는 지역의 역사이고 생활이다.
사람이 살아온 시간이다.
그것을 한순간에 낙인의 언어로 바꾸는 일은 너무 가볍다.

'무섭노'보다 더 무서운 것은 사람을 쉽게 재단하는 사회다.
강산에는 오래전 노래로 물었다.

"와그라노."
2026년 여름, 우리도 같은 질문을 남긴다.
정말,
와그라노.

강산에는 거제에서 태어나 부산에서 성장했고, 2002년 발표한 '와그라노'는 경상도 사투리만으로 만든 독특한 노래다. 문화체육관광부도 이 곡을 '지역 방언의 아름다움을 담은 노래' 사례로 소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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