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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칼럼] 도시에도 나이가 있다
작성 : 2026년 07월 22일(수) 11:10 가+가-
그리스 신화에는 스핑크스의 수수께끼가 나온다.
"아침에는 네 발, 낮에는 두 발, 저녁에는 세 발로 걷는 것은 무엇인가."
정답은 인간이다. 갓난아이는 네 발로 기고, 청년은 두 발로 걷고, 노인은 지팡이를 짚는다. 사람은 누구나 성장하고, 성숙하며, 늙어간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도시에도 나이가 있을까.
거제는 지금 몇 살일까.
인구가 줄었다고 늙은 도시일까. 조선업이 살아났다고 다시 젊어진 도시일까. 어느 하나만으로는 쉽게 답하기 어렵다.

사람도 체중 하나만으로 건강을 판단하지 않는다. 혈압과 혈당, 심장과 폐, 간과 신장을 함께 살펴야 비로소 몸 상태를 알 수 있다. 도시도 다르지 않다.
인구는 도시의 몸집일 뿐이다.

도시의 진짜 나이는 평균연령이 말해줄 수도 있고, 생산가능인구가 말해줄 수도 있다. 청년들이 모여드는 도시인지, 신혼부부가 아이를 낳고 키우는 도시인지, 학교 운동장에 아이들 웃음소리가 여전한지, 관광객은 스쳐 가는지 머무는지, 새로운 산업이 자라고 있는지…. 이 모든 것이 모여 도시의 현재를 보여준다.

한때 미국 디트로이트는 세계 자동차 산업의 심장이었다. 그러나 산업 하나에 의존한 도시는 긴 침체를 겪었다. 반대로 스웨덴의 말뫼는 조선산업이 쇠퇴한 뒤 대학과 연구개발, 친환경 산업을 키우며 다시 젊은 도시로 거듭났다.

도시의 나이는 시간이 아니라 선택이 결정한다는 사실을 두 도시는 보여준다.

거제 역시 중요한 갈림길에 서 있다.
조선업의 회복은 분명 반가운 소식이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도시의 미래가 보장되지는 않는다. 청년이 머물고 싶은 도시인지, 아이를 키우기 좋은 도시인지, 문화와 교육이 삶의 품격을 높여주는 도시인지, 새로운 산업이 자라날 토양을 갖추고 있는지가 앞으로 거제의 나이를 결정할 것이다.

어쩌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거제는 늙었다'거나 '거제는 아직 젊다'는 성급한 결론이 아닐지 모른다.
먼저 거제를 제대로 진단하는 일이다.

사람은 건강검진을 통해 몸을 돌아본다. 도시도 가끔은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거제는 지금 몇 살일까.

이 질문의 답을 찾는 과정에서 우리는 거제의 현재뿐 아니라, 어떤 도시를 다음 세대에게 물려주고 싶은지도 함께 생각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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