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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칼럼] 도시에도 나이가 있다 ②
평균연령보다 더 중요한 것은 청년, 그리고 아이들의 숫자다
작성 : 2026년 07월 24일(금) 10:53 가+가-
거제는 지금 몇 살일까.
이 질문에 답하려면 먼저 도시의 나이를 재는 자부터 꺼내야 한다.

사람의 나이는 주민등록증에 적혀 있다. 그러나 도시는 그렇지 않다. 통계는 도시의 나이를 하나의 숫자로 말하지 않는다.

평균연령과 중위연령, 생산가능인구, 출생과 혼인, 학령인구와 주택시장까지 서로 다른 지표를 함께 읽을 때 비로소 도시의 현재와 미래가 보인다.

그래서 평균연령은 시작일 뿐이다.

평균연령은 도시가 얼마나 나이를 먹었는지를 보여주지만, 도시가 앞으로도 성장할 수 있는지는 생산가능인구와 청년층의 변화가 말해준다. 인구학에서 생산가능인구(15~64세)를 도시의 '허리'라고 부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 세대가 일하고 소비하며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낳기 때문이다.

거제의 최근 통계는 이 허리가 조금씩 가늘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거제시 청년통계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거제의 19~39세 청년은 5만2781명 으로 전체 인구의 22.1%를 차지했다.

그러나 같은 해 전입보다 전출이 1876명 많았다. 떠나는 이유는 직업이 가장 많았고, 주거와 가족 문제가 뒤를 이었다.

장기 추이는 더 선명하다.
한국고용정보원 자료를 보면 20~39세 청년 인구는 2015년 7만8038명에서 2023년 4만8099명으로 38.4% 감소 했다. 불과 8년 사이 청년 세 명 가운데 한 명 이상이 거제에서 사라진 셈이다.
청년 감소는 또 다른 통계로 이어진다.
혼인 건수는 2015년 2281건에서 2024년 762건으로 66.6% 감소 했다.

출생아 수 역시 같은 기간 3571명에서 844명으로 76.4% 줄었다. 합계출산율도 2015년 1.911명에서 2024년 0.789명 으로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숫자는 서로 연결돼 있다.
청년이 줄고, 결혼이 줄고, 아이가 줄어든다.
그 결과는 가장 먼저 학교에서 나타난다.

2026학년도 거제지역 초·중학교 신입생은 4387명으로 전년보다 515명 감소 했다. 학급 수도 213학급에서 202학급으로 11학급 줄었다. 특히 초등학교 1학년은 1565명으로 전년보다 258명 감소 했고, 명사초등학교와 동부초 율포분교는 신입생이 한 명도 없었다.

학교는 단순한 교육시설이 아니다.
학교는 젊은 부모가 머무는 도시인지, 아이를 키울 수 있는 도시인지를 가장 먼저 보여주는 생활지표다. 교실이 비기 시작했다는 것은 단지 학생이 줄었다는 뜻이 아니라 도시의 인구 구조가 변하고 있다는 신호다.

반면 산업 현장은 다른 모습이다.

거제시 데이터포털에 따르면 2026년 6월 말 기준 거제시 전체 인구는 24만5598명 이다. 이 가운데 외국인은 1만6569명 으로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조선업 회복으로 현장의 인력 수요는 다시 늘고 있지만, 그 증가분 상당수는 외국인 노동력이 메우고 있다.

이는 산업에는 필요한 변화다. 그러나 도시의 지속가능성은 조금 다른 문제다.

지역에 주소를 옮기고, 배우자와 함께 정착하고, 아이를 학교에 보내며 지역 상권을 이용하는 사람은 대부분 정주인구다. 산업을 유지하는 인구와 도시를 유지하는 인구가 반드시 같은 의미는 아니다.

그래서 거제가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도 분명하다.

청년이 돌아오고, 결혼이 늘고, 아이들이 다시 교실을 채우는 선순환을 만드는 일이다. 출산장려금 하나로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양질의 일자리, 안정적인 주거, 교육과 보육, 문화와 교통이 함께 갖춰질 때 도시는 다시 젊어진다.

도시는 사람처럼 하루아침에 늙지 않는다.
청년이 빠져나가는 속도, 혼인이 줄어드는 속도, 교실이 비어가는 속도가 쌓여 어느 날 도시의 나이가 된다.

거제의 나이는 아직 숫자로 단정할 수 없다.
다만 분명한 것은 지금의 여러 지표가 같은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 방향을 바꾸는 것이 앞으로 거제가 풀어야 할 가장 큰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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