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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조선 수주의 승부처가 달라진다
7월 세계 선박 발주 357만CGT…한국 57만CGT, 중국 290만CGT
작성 : 2026년 08월 12일(수) 12:52 가+가-
글로벌 조선시장의 숫자만 보면 한국과 중국의 격차는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그러나 수주량이 조선업의 경쟁력을 모두 설명하는 것은 아니다.

중국이 압도적인 물량을 가져가는 동안 한국은 상대적으로 높은 선가의 고부가 선박에 집중하는 방식으로 다른 길을 걷고 있다.

영국 조선·해운시황 전문기관 클락슨리서치가 집계한 2026년 7월 세계 선박 발주량은 357만CGT(137척)였다. 전월 803만CGT보다 56% 줄었고, 지난해 7월 455만CGT보다도 22% 감소했다.

한국은 57만CGT(21척)를 수주해 16%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중국은 290만CGT(111척)로 81%를 차지했다.

월간 실적만 보면 중국의 독주

올해 누계로 시선을 넓히면 한국 조선업의 흐름도 나쁘지 않다.

1~7월 세계 누계 수주량은 5,093만CGT(1,778척)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5% 증가했다. 한국은 870만CGT(218척)를 수주해 전년 동기 540만CGT보다 61% 늘었다.

중국은 3,802만CGT로 전년 동기보다 107% 증가했다. 전체 물량에서 중국이 75%, 한국이 17%를 차지했다.

수치상으로는 중국의 압도적 우위다. 세계 조선시장의 신규 일감 가운데 상당 부분을 중국이 가져가고 있다.

그러나 한국 조선업은 처음부터 중국과 같은 방식으로 경쟁하지 않았다.

물량 대신 선가를 택한 한국

한국 조선업의 경쟁력을 살펴볼 수 있는 또 하나의 지표가 선가다.
7월 말 클락슨 신조선가지수는 185.49로 6월보다 0.34포인트 올랐다. 5년 전인 2021년 7월 143.95와 비교하면 29% 높은 수준이다.

선종별로는 LNG운반선이 2억4850만 달러, 2만2000~2만4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이 2억5950만 달러, VLCC가 1억3050만 달러를 기록했다.

한국 조선업이 경쟁력을 집중해온 고부가 선박 시장은 여전히 높은 선가를 유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단순히 ‘중국이 3802만CGT, 한국이 870만CGT를 수주했다’는 숫자만으로 양국 조선업의 경쟁력을 비교하기는 어렵다.

CGT는 선박의 건조 난이도와 부가가치 등을 반영한 지표지만, 실제 수익성이나 선종별 경쟁력을 모두 보여주는 지표는 아니기 때문이다.

한국이 물량에서 중국에 밀리면서도 고부가·친환경 선박 중심의 수주 전략을 유지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문제는 이 전략이 언제까지 유효할 것인가다.

중국의 추격, ‘고부가 전략’도 안심할 수 없다

7월 말 전 세계 수주잔량은 2억1175만CGT였다. 중국이 1억4022만CGT로 66%를 차지했고 한국은 3823만CGT로 18%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중국의 수주잔량은 3464만CGT 늘었다. 한국은 303만CGT 증가했다.

중국의 경쟁력은 이제 단순한 저가·대량생산에만 머물러 있지 않다. 수주잔량을 빠르게 쌓으면서 기술 경쟁력을 높이고 선종을 다변화하는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는 점이 한국으로서는 부담이다.

따라서 현재의 시장 구도는 ‘중국은 물량, 한국은 기술’이라는 단순한 구분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지금까지는 고부가 선박 중심의 한국 전략이 유효했다. 높은 선가를 형성하는 LNG운반선과 친환경·고사양 선박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면 적은 물량으로도 수익성을 확보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이 이 영역까지 따라붙는 순간 이야기가 달라진다.

한국 조선업에 필요한 것은 단순히 수주량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중국이 아직 충분히 따라오지 못한 기술과 선종을 계속 만들어내는 일이다. 동시에 현재의 고부가 선박 경쟁력을 차세대 친환경 선박과 해양플랜트, 특수선 등으로 확장해야 한다는 과제도 남는다.

7월 조선시장의 성적표는 그래서 한국에 두 가지를 동시에 보여준다.

중국의 물량 우위는 현실이고, 한국의 고부가 전략도 아직 유효하다. 다만 후자는 영원한 우위가 아니다.
한국 조선업의 진짜 경쟁은 지금까지 얼마나 많이 수주했느냐보다 다음 세대의 고부가 선박을 누가 먼저 차지하느냐 에 가까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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