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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는 지금] 물은 빠졌지만 … 피해복구는 막막
이재민 아직 대피소 생활… 진흙 걷어내며 생업 복구
작성 : 2026년 08월 18일(화) 21:25 가+가-
거제를 덮친 물폭탄은 지나갔지만 그 피해는 이어지고 있다.

18일 오후 주요 도로의 통행도 상당 부분 정상화됐지만, 침수지역의 상가와 주택에서는 물에 젖은 가재도구와 가전제품을 밖으로 끌어내는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고현과 옥포 등 일부 해안 매립지와 저지대, 하천변을 따라 들어선 상가와 주택은 흙탕물을 뒤집어썼고, 산지에서는 산사태와 토사 유출이 발생했다.

도심 곳곳에는 침수된 냉장고와 세탁기, 가구와 집기류가 도로 가장자리에 쌓여있다.

물이 빠진 자리에 남은 것은 진흙과 쓰레기, 그리고 언제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모르는 주민들의 막막함이다.

900㎜ 넘은 비…피해 규모는 아직 윤곽도 못 잡아

거제에는 지난 15일부터 18일 오전까지 900㎜가 넘는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다.

특히 17일에는 시간당 120㎜를 넘는 극한호우가 집중되면서 하천 수위가 급격히 상승했고, 산지에서는 토사가 쏟아지고 도심 저지대에서는 침수가 잇따랐다.

고현동과 옥포동, 거제면 등 일부 해안 매립지와 저지대에서는 상가와 주택이 침수됐고, 하천변에서는 물이 넘치면서 주변 생활권까지 피해가 확산됐다.

옥포동에서는 산사태로 아파트가 피해를 입으면서 1명이 숨지고 2명이 다치는 인명피해까지 발생했다.

거제시가 파악한 공동주택 피해만도 산사태와 석축 붕괴, 단지 내 도로 침하, 주차장 침수 등 여러 유형으로 나타났다.

18일 현재 거제지역 호우 피해 신고가 1천600건을 넘어섰다.

피해규모는 아직 확인이 어렵다. 침수된 주택과 상가의 내부 피해, 영업손실, 차량과 집기 피해, 산사태와 옹벽·도로 피해 등을 모두 조사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이재민은 아직 집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수해의 가장 큰 상처는 집을 잃거나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 주민들에게 남아 있다.

18일 현재 거제·통영에서는 145세대 245명이 여전히 임시대피시설에 머물고 있다. 토사 유입과 추가 산사태 우려 등으로 안전이 확보되지 않은 곳이 있기 때문이다.

거제에서도 옥포초등학교 등 임시대피시설에 주민들이 머물고 있다.

비가 그쳤어도 집 안에 들어찬 물과 진흙을 걷어내야 하고, 전기와 수도가 복구돼야 한다. 벽과 바닥의 안전 여부를 확인해야 하고, 산사태나 옹벽 붕괴 위험이 남아 있다면 귀가 자체가 어렵다.

그래서 수해 현장에서 주민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은 '언제 복구되느냐'보다 '언제 집으로 돌아갈 수 있느냐'​다.

극한호우는 도시의 생활 기반시설도 흔들었다.
침수와 토사 유출 등으로 전력시설과 상수도 시설이 피해를 입으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정전과 단수 피해가 이어졌다.

특히 침수된 가정과 상가에는 전기 복구가 곧바로 정상적인 생활과 영업 재개를 의미하지 않는다. 누전 위험과 시설 점검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거리는 '수해 쓰레기'로 변했다
18일 침수지역에서는 상인들의 손길이 분주했다. 상가 문을 열자마자 해야 할 일은 영업 준비가 아니라 청소였다.

가게 안으로 밀려든 흙탕물을 퍼내고 바닥에 눌어붙은 진흙을 걷어냈다. 물에 젖어 사용할 수 없게 된 냉장고와 세탁기, 각종 집기와 상품을 가게 밖으로 끌어냈다.

도심 거리에는 침수된 가재도구와 가전제품, 쓰레기가 산더미처럼 쌓였다.평소라면 집 안에 있어야 할 물건들이 도로에 나와 수해의 흔적을 만들었다.

도로는 복구됐지만 '도시의 복구'는 이제 시작

주요 간선도로는 물이 빠지면서 차량 통행이 상당 부분 정상화됐고 침수와 토사 유출로 통제됐던 일부 구간도 응급복구가 진행되면서 통행이 재개되고 있다.

도로는 눈에 보이는 시설이어서 복구 상황을 쉽게 확인할 수 있지만, 주택과 상가 내부의 피해, 전기·수도시설, 산사태 피해지역, 옹벽과 축대의 안전 문제는 앞으로 확인하고 해결해야 할 과제가 더 많다.

거제의 수해 복구는 이제부터가 본격적인 시작인 셈이다.

여야 지도부도 거제로…“복구와 지원에 최선”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대표는 17일 당 대표로 선출된 직후 첫 일정으로 거제를 찾아 옥포동 산사태 피해 아파트와 이재민 임시거처를 둘러봤다. 당선 직후 예정된 일정을 뒤로하고 수해 현장을 찾은 김 대표는 현장의 피해 상황을 직접 확인하며 민생 대응을 강조했다.

김 대표는 현장에서 “현장은 충격”​이라며 피해 상황을 살피고 신속한 대책 마련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정점식 원내대표도 18일 기존 일정을 취소하고 거제로 내려왔다. 산사태 피해 아파트와 옥포초등학교 임시대피시설 등을 찾아 이재민들의 상황을 확인했다.
장 대표는 이재민들에게 “특별재난지역 선포는 국회로 돌아가자마자 살피겠다. 피해 복구가 최대한 신속하게 이뤄지도록 끝까지 살펴보겠다”​고 약속했다.

장 대표는 또 임시대피시설에서 “안전점검을 최대한 빨리해 빨리 복구하고 복귀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이재민 지원을 약속했다.

정부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18일 거제와 통영의 호우 피해 현장을 찾아 복구 상황을 확인했으며, 정부는 두 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기 위한 절차에 착수했다.

경남도와 거제시 역시 특별재난지역의 조기 선포와 신속한 재정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특별재난지역 선포만 기다릴 수 없다

지역에서는 거제시가 보유한 재정안정화기금 등을 활용해 재난기금을 별도로 편성해서라도 피해 주민과 소상공인의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덜어줘야 한다는 목소리 가 나오고 있다.

정부 지원이 내려오기까지 기다리는 것만으로는 당장 생계가 막막한 주민과 영업을 중단한 소상공인의 현실을 해결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번처럼 도시 전체가 동시에 피해를 입은 재난 상황이라면 지역이 동원할 수 있는 재원을 얼마나 신속하게 피해 현장에 연결할 것인가 도 중요한 행정의 역할이다.

특별재난지역 선포가 국가 차원의 지원을 여는 문이라면, 지역 재정은 그 문이 열리기 전까지 시민들의 버팀목이 될 수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복구 속도'다

이번 수해는 거제에 여러 과제를 남겼다.

당장은 피해지역을 빠르게 복구하고 이재민들이 안전하게 집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일이 우선이다.

전기와 수도를 정상화하고, 침수된 가재도구와 쓰레기를 신속하게 처리해야 한다. 산사태와 옹벽, 축대 등 2차 피해 가능성이 있는 시설에 대한 안전점검도 서둘러야 한다.

동시에 피해조사를 서둘러야 한다.
피해액을 제대로 산정해야 정부 지원도 받을 수 있고, 시민과 소상공인에 대한 보상과 지원의 근거도 마련된다.

이번 수해처럼 피해 범위가 넓은 경우 행정기관의 조사만으로는 놓치는 피해가 생길 수 있다.

주택·상가·농어업·차량·시설물 등 피해 유형별 신고와 현장 확인을 촘촘하게 진행해야 하는 이유다.

거제는 지금 '복구 중'이다

16일 밤부터 거제를 덮친 극한호우는 하천과 도로, 주택과 상가, 산지와 해안, 전기와 수도를 동시에 흔들었다.

17일 새벽 시민들이 거사모에 올린 침수 도로 사진과 영상은 당시 거제의 상황을 생생하게 보여줬다.

18일의 거리는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물은 빠졌고 차량은 다시 달린다.

그러나 거리에는 물에 젖은 냉장고와 가구가 쌓여 있고, 상인들은 진흙을 걷어내고 있다. 대피소에는 아직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 주민들이 있다. 전기와 수도가 완전히 돌아오지 않은 곳도 있다.

여야 지도부가 거제를 찾고 정부가 특별재난지역 선포 절차에 들어간 것도 이 때문이다.
지금 거제에 필요한 것은 '수해가 지나갔다'는 말이 아니라 '시민의 일상이 돌아왔다'는 확인이다.

도로가 뚫리는 것에서 복구가 끝나는 것이 아니다.

상인이 다시 가게 문을 열고, 주민이 다시 집으로 돌아가고, 아이들이 다시 학교로 돌아갈 때 비로소 이번 수해의 복구는 끝났다고 할 수 있다.

거제는 지금 물과의 싸움을 끝내고 일상을 되찾기 위한 두 번째 싸움 을 시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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