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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 전역 특별재난지역 선포
통영은 산양읍·봉평동만 우선
작성 : 2026년 08월 21일(금) 21:07 가+가-
정부가 21일 집중호우로 큰 피해를 입은 경남 거제시 전역과 통영시 산양읍·봉평동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우선 선포했다. 지난 15일부터 18일까지 남부지방에 내린 이례적인 집중호우에 따른 조치다. 정부는 피해가 확인되는 다른 지역에 대해서도 정밀조사를 거쳐 추가 선포를 검토하기로 했다.

특별재난지역은 대규모 재난으로 지방자치단체의 자체적인 수습과 복구가 어렵다고 판단될 때 지정된다.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면 재난 복구에 필요한 국비가 추가 지원되고,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해야 할 복구비 일부의 국비 지원이 확대된다. 피해 주민에게는 국세·지방세 납부 유예와 공공요금 감면 등 추가 지원이 이뤄진다.

이번 집중호우로 거제에는 사흘 동안 900㎜가 넘는 비가 내렸다. 산사태 4건과 사면 유실 41건, 도로 침수 14건이 발생했고 2700여 세대가 정전 피해를 입었다. 4000여 세대의 수돗물 공급이 중단됐으며 270세대 500여명이 긴급 대피했다. 산사태로 1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다.

거제시는 특별재난지역 선포에 따라 복구에 필요한 지방비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시는 특별교부세 등 28억원을 이미 확보한 데 이어 정부와 경남도에 복구 관련 예산 지원을 추가로 요청하고 있다. 정확한 피해 규모를 확인하기 위한 피해조사 기간 연장도 건의했다.

거제시 고향사랑기부제를 통한 집중호우 피해 긴급모금액은 21일 오후 6시 기준 1억8000만원을 넘어섰고, 지난 17일부터 3000여명의 자원봉사자가 피해지역 복구에 참여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침수 가전제품에 대한 무상수리에도 나섰다.

복구는 도로와 전기, 수도 등 공공 영역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주요 도로의 차량 통행이 재개되고 전기와 수도 공급도 순차적으로 정상화되고 있지만 개인 주택과 상가 피해 복구는 상대적으로 더디다. 침수된 가전제품과 집기, 쓰레기 등을 치우는 작업이 계속되고 있고 영업을 재개하지 못한 상가도 남아 있다.

거제의 지형적 특성도 이번 피해와 무관하지 않다. 거제는 섬 전체가 산지와 해안, 저지대가 맞물린 형태로 형성돼 있어 집중호우 때 산지에서 내려온 물이 해안 저지대로 몰릴 수 있다. 특히 만조와 집중호우가 겹치면 하천과 배수시설을 통한 물 빠짐이 늦어져 저지대 침수 피해가 커질 수 있다.

이번 고현동 일대 침수지역은 2003년 태풍 매미 당시 침수 흔적과 상당 부분 겹쳤다. 당시에는 태풍으로 높아진 해수면과 파도가 피해를 키웠다면 이번에는 육지에서 한꺼번에 쏟아진 빗물이 저지대로 몰리면서 침수가 발생했다.

통영도 피해 규모가 컸다.

통영에는 16일부터 17일까지 누적 778㎜의 비가 내렸고 1시간 최다 강수량은 97.4㎜였다. 19일 오후 11시 기준 통영시 전체 피해액은 142억7576만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산양읍 피해액은 32억8102만6000원으로 집계됐으며 사유시설 피해만 8억8120만원에 이른다.

산양읍 신전리와 영운리, 남평리 일대에서는 구거 유실과 도로 사면 붕괴, 저수지 시설 파손, 주택 침수 등이 발생했다. 곤리도와 한산도 등 도서지역에서도 산사태 피해가 발생했다.

봉평동 봉숫골 일대는 급류로 아스팔트가 뜯겨나가 차량 운행이 어려워졌고 상하수도관과 가스관이 노출됐다. 통영시는 공무원과 지역자율방재단, 군·소방·산림청 등 1021명의 인력과 굴삭기와 덤프트럭 등 장비 62대를 투입해 응급복구를 진행했다.

정부가 통영에서는 피해가 집중된 산양읍과 봉평동을 우선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한 데 대해 통영시는 아쉬움을 나타냈다. 통영시는 도서·해안지역을 포함한 피해가 일부 읍면동에 국한되지 않고 시 전역에서 발생했다며 통영시 전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해 줄 것을 건의하고 있다. 정부는 추가 피해조사를 거쳐 다른 지역에 대한 추가 선포를 검토할 예정이다.

통영시는 570여개의 섬과 해안, 산지가 복합된 지형 특성상 피해 확인과 장비·인력 투입, 자재 운반 등에 시간이 더 걸린다고 설명했다. 초기 피해액만으로 지원 범위를 판단하기보다 도서지역의 복구 난이도와 주민 생활권의 피해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복구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두 도시의 취약지역에서는 같은 피해가 반복될 가능성에 대한 대비가 과제로 남았다.

통영 중앙시장과 봉평동 등 도심 상권은 집중호우와 태풍 때마다 침수 가능성이 제기되는 곳이다. 상가 출입구로 빗물이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한 차수판이나 차벽 등 침수 방지시설을 건물 단위로 설치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거제 역시 이번 침수지역을 중심으로 배수시설과 하천, 해안 저지대의 구조를 다시 점검할 필요가 있다. 특히 집중호우와 만조가 겹치는 상황을 전제로 배수 능력과 침수 방지시설을 확인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고 있다.

거제시는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계기로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피해 복구에 속도를 내겠다는 입장이다.

변광용 시장은 “특별재난지역 선포가 피해를 입은 시민들의 일상 회복과 신속한 복구에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시민들이 하루빨리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피해 복구에 속도를 내고 필요한 부분을 세심하게 챙기겠다”고 밝혔다.

통영시는 산양읍과 봉평동의 복구와 함께 미지정 지역에 대한 피해조사와 응급복구를 계속하고, 통영시 전역의 특별재난지역 추가 지정을 정부에 건의할 계획이다.

이번 특별재난지역 선포로 공공시설 복구를 위한 국가 지원의 길은 열렸다. 그러나 침수된 주택과 상가, 소상공인의 영업 재개 등 개인 피해 복구에는 여전히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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