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물은 빠졌는데, 시장은 아직 멈춰 있다
작성 : 2026년 08월 25일(화) 11:51 가+가-
수해 피해를 계산할 때 우리는 보통 침수된 집과 가게, 망가진 도로와 하천, 물에 잠긴 자동차를 센다. 피해액은 그렇게 산정된다.
그러나 재난은 그렇게 끝나지 않는다.
가게 문을 닫은 날의 매출은 어디에 기록되는가.손님이 발길을 돌린 식당의 매출 감소는 누가 계산하는가.
수해 소식에 외출을 줄이고 지갑을 닫은 시민들의 소비 위축은 피해액에 들어가는가.
아니다.
물에 잠긴 것은 집과 가게만이 아니다. 지역경제의 순환도 함께 잠긴다.
이번 거제 수해가 그렇다.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됐고, 도로와 전기, 상하수도 등 공공시설 복구가 시작됐다. 침수 주택과 상가 등 직접 피해에 대한 지원도 뒤따를 것이다.
하지만 그것으로 거제의 일상이 돌아왔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수해를 입은 상인은 물건을 버리고 가게를 다시 정리해야 한다. 피해를 입지 않은 상인도 손님이 줄어든다. 시민들은 외출을 줄이고 소비를 미룬다. 식당과 시장, 소매점, 자영업자의 매출이 함께 떨어진다.
피해는 침수된 곳에서 끝나지 않고 상권 전체로 번진다.
그래서 재난 이후에는 두 종류의 복구가 필요하다.
하나는 시설의 복구다.다른 하나는 경제의 복구다.
첫 번째는 정부와 지자체가 비교적 명확하게 할 수 있다. 무너진 도로를 고치고, 끊어진 수도를 연결하고, 피해를 조사해 지원금을 지급하면 된다.
두 번째는 조금 다르다.
사람들이 다시 돈을 쓰게 만들어야 한다.
국민의힘 거제시의원들이 25일 기자회견에서 가용재원을 총동원한 긴급추경과 피해 사각지대 지원을 요구했다. 눈여겨볼 대목이다.
특히 지난해 민생회복지원금 지급 당시 국민의힘이 통합재정안정화기금의 현금성 지원에 신중해야 한다고 했던 점을 스스로 꺼내 들었다.
그리고 지금은 다르다고 했다.
재정 여력을 남겨두자고 했던 이유가 바로 이런 재난과 긴급한 재정수요에 대비하기 위해서였다는 것이다.
정치적으로 보면 꽤 불편한 자기고백이다.
그러나 재난 앞에서는 이런 불편함이 오히려 정직하다.
평상시의 민생지원금과 재난 이후의 민생회복지원금은 같은 이름이라도 목적이 다르다.
평상시에는 현금을 나눠주는 것이 재정적으로 타당한지를 따져야 한다. 하지만 지역경제의 순환이 재난으로 끊겼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민생회복지원금은 보상금이 아니다. 시장을 다시 돌리는 마중물이다.
거제시민 모두에게 지급할 것인지, 피해지역과 소상공인을 중심으로 설계할 것인지, 지역화폐로 할 것인지 등은 따져볼 문제다. 재정 여건도 따져야 한다.
그러나 적어도 논의는 시작해야 한다.
상인들이 요구하는 저리 긴급대출과 이자 지원도 마찬가지다.
돈을 빌려주는 것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이미 매출이 끊긴 상인에게 빚을 하나 더 얹는 것이 금융처방의 전부가 될 수도 없다.
그래서 금융과 소비를 함께 봐야 한다.
저리 대출로 버틸 시간을 주고, 민생회복지원으로 손님이 다시 시장으로 돌아오게 하는 것.
하나는 버티게 하는 돈이고, 다른 하나는 돌게 하는 돈이다.
재난 직후 행정이 해야 할 일은 피해액을 집계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시민의 지갑이 다시 열리고, 상인의 계산대가 다시 울리고, 시장 안에서 돈이 한 바퀴 돌게 만드는 것까지가 회복이다.
특별재난지역 선포가 무너진 시설을 복구하는 국가의 처방이라면, 민생회복지원은 멈춰버린 지역경제에 숨을 불어넣는 지방정부의 처방이 될 수 있다.
물은 빠졌다.
이제 돈이 돌아야 한다.
그래야 거제의 일상이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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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재난은 그렇게 끝나지 않는다.
가게 문을 닫은 날의 매출은 어디에 기록되는가.손님이 발길을 돌린 식당의 매출 감소는 누가 계산하는가.
수해 소식에 외출을 줄이고 지갑을 닫은 시민들의 소비 위축은 피해액에 들어가는가.
아니다.
물에 잠긴 것은 집과 가게만이 아니다. 지역경제의 순환도 함께 잠긴다.
이번 거제 수해가 그렇다.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됐고, 도로와 전기, 상하수도 등 공공시설 복구가 시작됐다. 침수 주택과 상가 등 직접 피해에 대한 지원도 뒤따를 것이다.
하지만 그것으로 거제의 일상이 돌아왔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수해를 입은 상인은 물건을 버리고 가게를 다시 정리해야 한다. 피해를 입지 않은 상인도 손님이 줄어든다. 시민들은 외출을 줄이고 소비를 미룬다. 식당과 시장, 소매점, 자영업자의 매출이 함께 떨어진다.
피해는 침수된 곳에서 끝나지 않고 상권 전체로 번진다.
그래서 재난 이후에는 두 종류의 복구가 필요하다.
하나는 시설의 복구다.다른 하나는 경제의 복구다.
첫 번째는 정부와 지자체가 비교적 명확하게 할 수 있다. 무너진 도로를 고치고, 끊어진 수도를 연결하고, 피해를 조사해 지원금을 지급하면 된다.
두 번째는 조금 다르다.
사람들이 다시 돈을 쓰게 만들어야 한다.
국민의힘 거제시의원들이 25일 기자회견에서 가용재원을 총동원한 긴급추경과 피해 사각지대 지원을 요구했다. 눈여겨볼 대목이다.
특히 지난해 민생회복지원금 지급 당시 국민의힘이 통합재정안정화기금의 현금성 지원에 신중해야 한다고 했던 점을 스스로 꺼내 들었다.
그리고 지금은 다르다고 했다.
재정 여력을 남겨두자고 했던 이유가 바로 이런 재난과 긴급한 재정수요에 대비하기 위해서였다는 것이다.
정치적으로 보면 꽤 불편한 자기고백이다.
그러나 재난 앞에서는 이런 불편함이 오히려 정직하다.
평상시의 민생지원금과 재난 이후의 민생회복지원금은 같은 이름이라도 목적이 다르다.
평상시에는 현금을 나눠주는 것이 재정적으로 타당한지를 따져야 한다. 하지만 지역경제의 순환이 재난으로 끊겼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민생회복지원금은 보상금이 아니다. 시장을 다시 돌리는 마중물이다.
거제시민 모두에게 지급할 것인지, 피해지역과 소상공인을 중심으로 설계할 것인지, 지역화폐로 할 것인지 등은 따져볼 문제다. 재정 여건도 따져야 한다.
그러나 적어도 논의는 시작해야 한다.
상인들이 요구하는 저리 긴급대출과 이자 지원도 마찬가지다.
돈을 빌려주는 것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이미 매출이 끊긴 상인에게 빚을 하나 더 얹는 것이 금융처방의 전부가 될 수도 없다.
그래서 금융과 소비를 함께 봐야 한다.
저리 대출로 버틸 시간을 주고, 민생회복지원으로 손님이 다시 시장으로 돌아오게 하는 것.
하나는 버티게 하는 돈이고, 다른 하나는 돌게 하는 돈이다.
재난 직후 행정이 해야 할 일은 피해액을 집계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시민의 지갑이 다시 열리고, 상인의 계산대가 다시 울리고, 시장 안에서 돈이 한 바퀴 돌게 만드는 것까지가 회복이다.
특별재난지역 선포가 무너진 시설을 복구하는 국가의 처방이라면, 민생회복지원은 멈춰버린 지역경제에 숨을 불어넣는 지방정부의 처방이 될 수 있다.
물은 빠졌다.
이제 돈이 돌아야 한다.
그래야 거제의 일상이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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