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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연극이 끝난 무대를 본 적이 있나요
작성 : 2026년 08월 27일(목) 15:51 가+가-
연극이 끝난 무대를 본 적이 있는가.
관객이 모두 돌아가고 배우도 무대복을 벗은 뒤, 조명마저 꺼진 무대. 조금 전까지 웃음과 박수가 가득했던 곳에 고요만 남는다. 샤프의 노래 ‘연극이 끝나고 난 뒤’를 들으면 나는 인생을 생각한다.

우리도 모두 하나의 무대에 올라와 있기 때문이다.
태어나는 순간 막이 오르고, 우리는 각자의 배역을 맡는다. 누군가는 부모가 되고, 누군가는 자식이 되고, 누군가는 친구가 된다. 때로는 주인공이고 때로는 조연이지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내 인생이라는 연극에서 나는 주인공이다.
주인공이라고 해서 반드시 가장 높은 곳에 올라가야 하는 것은 아니다. 가장 많은 박수를 받아야 하는 것도 아니다. 내게 주어진 삶을 살아내고 그 안에서 나의 가치를 발견하는 사람이 주인공이다.

하루도 하나의 막이다.
아침에 태양이 떠오르면 새로운 막이 열린다. 어제의 무대는 끝났지만 오늘이라는 무대가 다시 주어진다.

그래서 아침이 감사하다.
눈을 뜨고 숨을 쉬며 사랑하는 사람을 바라볼 수 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감사할 이유가 있다.

우리는 너무 자주 아직 오지 않은 내일을 걱정하느라 오늘을 놓친다. 그러나 인생은 리허설이 아니다. 오늘의 하루는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아침안개가 햇살 앞에서 사라지고, 풀잎의 이슬이 어느 순간 흔적 없이 사라지듯 우리도 언젠가는 무대에서 내려온다.

영원할 것 같지만 영원하지 않은 삶이다.
그렇기에 오늘이 소중하다.

지나간 일 가운데는 실패도 있고 후회도 있고 아픔도 있다. 하지만 지나간 장면은 다시 바꿀 수 없다. 다만 그것을 바라보는 마음은 바꿀 수 있다.
어제의 슬픔이 오늘의 지혜가 되기도 하고, 실패가 겸손이 되기도 한다.

지나간 것은 감사와 추억으로 보내고, 다가올 것은 기대와 기도로 맞이하는 것. 그 사이에 오늘이 있다.

자연도 그렇다.
우리가 걷는 땅은 오래전 우리의 조상들이 살았던 곳이고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곳이며, 앞으로 우리의 후손들이 살아갈 곳이다.

자연은 인간에게 영원을 약속하지 않는다.
다만 우리가 살아온 시간을 말없이 기록한다.
나무의 나이테에도 시간이 있고, 바위에도 시간이 있고, 우리가 걸었던 길에도 시간이 있다.

언젠가 내가 유에서 무로 돌아가고 나를 기억하는 사람마저 사라지는 날이 오더라도 한때 우리가 이곳에 살았다는 시간까지 없었던 일이 되는 것은 아니다.
사람은 사라져도 시간은 사라지지 않는다. 자연은 그 시간을 기록하는 가장 오래된 기록이다.
그러니 우리가 남겨야 할 것도 생각해보게 된다.

세상에서 최고가 되는 것만이 삶의 목적은 아닐 것이다.
누군가에게 따뜻한 사람이 되는 것, 가족을 사랑하는 것, 내가 살아온 땅을 다음 사람에게 온전히 돌려주는 것. 그런 것도 충분히 아름다운 삶이다.

그렇다고 나 자신을 잊어서도 안 된다.
남을 위해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를 지키는 것 역시 삶의 책임이다. 힘들면 쉬고, 아프면 도움을 청하고, 때로는 싫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내 삶의 주인공이 나라는 사실을 잊지 않는 것.
그것이 오히려 오래 다른 사람을 사랑할 수 있는 힘이 된다.
연극은 언젠가 끝난다.

박수도 멈추고 조명도 꺼진다.
마지막에 중요한 것은 얼마나 큰 박수를 받았느냐가 아닐 것이다.
내게 주어진 무대에서 어떤 사람으로 살았느냐일 것이다.

사랑했는가.
감사했는가.
내가 가진 것을 나누었는가.
그리고 무엇보다 나의 삶을 나답게 살아냈는가.

오늘도 막이 올랐다.
아직 조명이 켜져 있고, 아직 내게는 할 일이 남아 있다.
그러니 오늘이라는 한 막을 살아보자.

최고가 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 삶의 가치를 발견하기 위해.
지나간 것은 감사로 보내고, 다가올 것은 기대하며 기다리고, 오늘은 온전히 살아내자.
하루가 쌓이고 이틀이 쌓여 우리의 삶이 된다.

그리고 언젠가 마지막 막이 내린 뒤 돌아보았을 때, 화려한 성공보다 따뜻한 장면들이 오래 남아 있다면 좋겠다.

얼마나 오래 살았는가보다, 내가 살아온 시간이 무엇으로 기록되었는가가 더 중요하니까.
오늘도 다시 무대에 오르자.

오늘이라는 막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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