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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 관광, 이제 ‘보는 곳’에서 ‘기억되는 곳’으로
포럼 1일차 … 로컬브랜드·민관협력·시민·콘텐츠에서 찾은 거제 관광의 다음 방향
작성 : 2026년 09월 07일(월) 11:13 가+가-
거제 관광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보여주는 데서 한발 더 나아가 지역의 사람과 상권, 산업, 이야기를 연결한 ‘거제만의 경험’을 만들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거제시와 거제대학교 RISE추진사업단, 거제시관광협의회가 함께한 ‘2026 거제시 관광산업 활성화 포럼’ 1일차 행사가 지난달 19일 거제시청소년수련관 대강당에서 열렸다.

이번 포럼은 단순히 관광객을 더 많이 유치하는 방법을 논하는 자리를 넘어, “거제는 어떤 관광도시가 되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진 자리였다.

특히 로컬브랜딩과 지역관광, 해양문화관광, 여행콘텐츠 분야에서 활동해 온 네 명의 전문가가 서로 다른 시각에서 거제를 바라봤지만, 메시지는 한 곳으로 모였다. 좋은 자연환경만으로 관광도시의 경쟁력이 완성되는 시대는 지났으며, 거제만의 콘텐츠와 지역의 삶, 상권과 사람이 연결돼야 한다는 것이다.

첫 강연에 나선 연세대학교 모종린 교수는 ‘로컬브랜드와 관광 상권으로 설계하는 거제의 미래’를 주제로 거제가 최근 얻고 있는 관심을 실제 지역의 산업과 상권으로 연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수동 등 국내 로컬상권 사례를 통해 상권은 행정이 일시에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창작자와 상인, 콘텐츠가 축적되며 성장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거제에 수요는 들어오고 있지만 이를 받아낼 공급이 부족하다”는 진단과 함께 기존 지역의 카페·식당 등 앵커 공간을 연결하고 조선·수산·관광 등 거제의 자산을 콘텐츠 생산 기반으로 전환할 필요성을 제시했다.

조영호 화성시문화관광재단 관광진흥본부장은 ‘지역 관광 현안을 로컬 콘텐츠로’를 주제로 관광객 숫자보다 체류시간과 경험, 관광소비가 중요해진 변화를 짚었다. 관광을 관광산업만의 문제가 아닌 지역경제와 주민의 삶, 관계인구까지 연결되는 지역발전 정책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다.

접근성·체류시간·지역상권·지역 정체성 등 관광 현안을 개별 사업으로 대응하기보다 지역의 고유한 콘텐츠로 전환하고, 이를 지속시키기 위한 민관 협력과 중간조직의 역할을 강조했다.

임영찬 (사)한국해양문화관광산업연구원 원장은 ‘시민의 행복이 거제 관광의 경쟁력이다’를 주제로 여수의 관광 사례를 통해 관광산업 성장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긍정적 성과와 교통혼잡, 주차난, 관광객 원도심 편중, 고물가, 시민의 즐길 공간 부족 등의 문제를 함께 짚었다.

관광객 중심에서 시민 중심으로, 관광객 숫자·숙박객 수·소비액 중심에서 시민의 삶의 질 향상으로 관광정책의 관점을 전환해야 한다며, “시민이 행복한 관광”이 거제 관광의 경쟁력이 되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마지막 강연에 나선 이우석 놀고먹기연구소 소장은 전국의 여행지를 취재한 여행전문기자의 시선에서 거제가 가진 가능성을 분석했다. 그는 “여행은 무엇을 보았는가가 아니라, 어떤 이야기를 기억하는가이다”라는 관점에서 수려한 풍경만으로 재방문을 만들기 어려운 시대라고 진단했다.

바다·산·역사·미식을 각각의 관광자원으로 소비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하나의 이야기로 엮고, 거제의 음식과 유산을 ‘기억할 이유’가 있는 콘텐츠로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관광객이 스스로 사진과 영상을 찍고 공유하고 싶게 만드는 콘텐츠 역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전문가 토론에서는 관광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과 연결하고 민·관·학이 지속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포럼에 대한 현장의 반응도 뜨거웠다. 참석자들 사이에서는 “거제 관광을 이전과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게 됐다”, “실제 사업과 현장에 적용할 아이디어를 얻었다”, “이런 포럼을 다시 듣고 싶다”는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단순한 강연을 넘어 지역 관광 관계자와 시민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하게 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이번 포럼은 하나의 정답을 제시하기보다 거제 관광을 바라보는 새로운 질문을 남겼다.

관광객을 어디로 데려갈 것인가를 넘어, 거제에서 무엇을 경험하게 하고 무엇을 기억하게 할 것인가. 그리고 그 관광이 지역의 상권과 시민의 삶에 어떻게 남도록 할 것인가.

(사)거제시관광협의회는 이번 포럼에서 제시된 전문가들의 제언과 현장의 의견을 일회성 논의로 끝내지 않고, 향후 거제 관광산업의 현안 발굴과 사업 기획, 민·관·학 협력으로 이어가는 데 활용할 계획이다.

이번 포럼에서 던져진 네 가지 시선은 결국 하나의 방향을 가리켰다.
거제가 가진 것을 더 많이 보여주는 관광에서, 거제에서만 경험하고 기억할 수 있는 것을 만드는 관광으로의 전환이다.
한편 포럼이 열린 지난달 19일은 집중호우로 피해를 입은 거제 곳곳에서 수해복구가 한창이던 시기였다.

김철은 거제시관광협의회장은 개회 발언에서 수해 피해를 입은 시민들에게 위로와 격려를 전하며 포럼 개최를 두고 고민이 있었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수해 상황을 고려해 포럼을 취소하는 방안도 고민했지만, 관광 역시 거제가 풀어가야 할 중요한 과제인 만큼 어려운 상황에서도 해야 할 일은 해야 한다는 취지로 행사를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조은옥 기자 기사 더보기

newsmorni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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