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권력은 누구를 위해 주어지는가
작성 : 2026년 09월 14일(월) 11:01 가+가-
권력의 문제는 무엇을 할 수 있느냐에 있지 않다.
그 권한을 누구를 위해 사용하느냐에 있다.
대통령에게는 막강한 권한이 주어진다. 법률에 따라 장관을 임명하고, 국가의 정책 방향을 정하고, 국민의 삶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결정을 내린다. 그러나 그 권한이 대통령 개인의 것이 아니라는 데 정치의 출발점이 있다.
권력은 위임된 것이다.
모세를 떠올려본다.
모세에게 주어진 것은 이스라엘 백성을 이집트에서 이끌어내는 사명이었다. 그에게 능력이 있었다고 해서 그 능력이 모세 자신의 것은 아니었다. 사명에는 목적이 있었고, 그 목적에는 때가 있었다.
모세가 자신의 판단과 분노만으로 움직였다면 이야기는 달라졌을 것이다. 권한을 받은 사람에게 가장 어려운 일은 권한을 행사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뜻을 권한의 목적보다 앞세우지 않는 것인지도 모른다.
반대편에는 람세스가 있다.
왕의 권력은 왕에게 속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 권력이 자신을 위한 것이라고 믿는 순간, 권력은 섬김의 수단이 아니라 지배의 도구가 된다.
진시황도 다르지 않다.
천하를 통일한 권력은 결국 자신의 생명까지 연장하려는 욕망으로 향했다. 불로초를 구하기 위해 서복을 보냈다는 이야기는 역사적 기록과 후대의 전승이 섞여 있지만, 적어도 ‘불멸을 꿈꾼 황제’라는 상징은 오랫동안 남아 있다. 천하를 얻은 권력이 마침내 자신의 생명을 위해 움직이는 순간이다.
권력은 그렇게 변한다.
처음에는 사람을 위해 주어진 권한이 어느 순간 권한을 가진 사람 자신을 위해 사용된다.
오늘의 정치도 이 질문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의 장관 후보자 지명을 둘러싼 논란을 보면서도 먼저 물어야 할 것은 특정 후보자를 좋아하느냐 싫어하느냐가 아니다. 대통령이 가진 인사권을 어떻게 행사했는가 하는 문제다.
지난 8월 30일 단행된 개각에서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 등이 지명됐다. 이후 두 후보자를 둘러싼 여러 의혹과 자격 논란이 이어졌고, 정치권의 공방도 커졌다.
후보자 개인에 대한 사실관계와 법적 판단은 별개의 문제다. 청문회와 검증 절차를 통해 가려야 한다.
그러나 대통령의 책임까지 별개의 문제로 볼 수는 없다.
인사권은 대통령에게 주어져 있지만, 대통령을 위해 주어진 권한은 아니다. 국민을 위해 좋은 사람을 찾아 국가의 일을 맡기라는 권한이다.
그래서 인사는 곧 통치철학이다.
어떤 사람을 쓰느냐는 어떤 국가를 만들겠다는 것인지 보여준다. 무엇보다 그 사람의 능력만이 아니라 공직자로서의 신뢰와 책임, 국민 앞에 설 수 있는 도덕적 기준까지 함께 살펴야 한다.
검증이 충분했는가.
정권에 필요한 사람을 찾은 것은 아닌가.
국민에게 필요한 사람을 찾았는가.
이 질문은 어느 정권에나 동일하게 적용돼야 한다.
정치는 결국 말로 시작하지만 말로 완성되지 않는다.
아무리 좋은 정책을 내놓아도 국민의 삶에서 결과로 확인되지 않으면 정책은 구호에 머문다. 선거를 앞두고 국민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골라 내놓는 것은 쉬울 수 있다. 그러나 이미 효과가 없다는 것이 드러난 처방을 계속 바꿔가며 내놓는다면 그것은 정책이라기보다 정치적 처방전에 가깝다.
권위도 마찬가지다.
권위는 높은 자리에 앉아 있다고 생기는 것이 아니다. 권한을 가진 사람이 그 권한을 내려놓고 국민을 위해 사용할 때 생긴다.
모세에게 권위가 있었다면 그것은 모세를 높이기 위한 권위가 아니었다.
정치 지도자에게 권한이 있다면 그것 역시 지도자를 높이기 위한 것이 아니다.
그래서 권력을 가진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더 큰 권력이 아니라 자신에게 주어진 권력이 자신의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잊지 않는 일이다.
권력을 사유화하는 순간 지도자는 왕을 닮는다.
국민에게 위임받은 권한을 국민을 위해 사용하지 않는 순간, 민주주의의 외형은 남아 있어도 권력의 본질은 달라진다.
정책은 사람을 위해 존재하고, 인사는 국가를 위해 존재하며, 권력은 국민에게서 나와 국민에게 돌아가야 한다.
결국 정치가 답해야 할 질문은 하나다.
나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가 아니라,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누구를 위해 쓰고 있는가.
권력의 크기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권력의 방향이다.
그리고 그 방향을 잃는 순간, 권위는 권력이 되고 권력은 욕망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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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권한을 누구를 위해 사용하느냐에 있다.
대통령에게는 막강한 권한이 주어진다. 법률에 따라 장관을 임명하고, 국가의 정책 방향을 정하고, 국민의 삶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결정을 내린다. 그러나 그 권한이 대통령 개인의 것이 아니라는 데 정치의 출발점이 있다.
권력은 위임된 것이다.
모세를 떠올려본다.
모세에게 주어진 것은 이스라엘 백성을 이집트에서 이끌어내는 사명이었다. 그에게 능력이 있었다고 해서 그 능력이 모세 자신의 것은 아니었다. 사명에는 목적이 있었고, 그 목적에는 때가 있었다.
모세가 자신의 판단과 분노만으로 움직였다면 이야기는 달라졌을 것이다. 권한을 받은 사람에게 가장 어려운 일은 권한을 행사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뜻을 권한의 목적보다 앞세우지 않는 것인지도 모른다.
반대편에는 람세스가 있다.
왕의 권력은 왕에게 속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 권력이 자신을 위한 것이라고 믿는 순간, 권력은 섬김의 수단이 아니라 지배의 도구가 된다.
진시황도 다르지 않다.
천하를 통일한 권력은 결국 자신의 생명까지 연장하려는 욕망으로 향했다. 불로초를 구하기 위해 서복을 보냈다는 이야기는 역사적 기록과 후대의 전승이 섞여 있지만, 적어도 ‘불멸을 꿈꾼 황제’라는 상징은 오랫동안 남아 있다. 천하를 얻은 권력이 마침내 자신의 생명을 위해 움직이는 순간이다.
권력은 그렇게 변한다.
처음에는 사람을 위해 주어진 권한이 어느 순간 권한을 가진 사람 자신을 위해 사용된다.
오늘의 정치도 이 질문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의 장관 후보자 지명을 둘러싼 논란을 보면서도 먼저 물어야 할 것은 특정 후보자를 좋아하느냐 싫어하느냐가 아니다. 대통령이 가진 인사권을 어떻게 행사했는가 하는 문제다.
지난 8월 30일 단행된 개각에서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 등이 지명됐다. 이후 두 후보자를 둘러싼 여러 의혹과 자격 논란이 이어졌고, 정치권의 공방도 커졌다.
후보자 개인에 대한 사실관계와 법적 판단은 별개의 문제다. 청문회와 검증 절차를 통해 가려야 한다.
그러나 대통령의 책임까지 별개의 문제로 볼 수는 없다.
인사권은 대통령에게 주어져 있지만, 대통령을 위해 주어진 권한은 아니다. 국민을 위해 좋은 사람을 찾아 국가의 일을 맡기라는 권한이다.
그래서 인사는 곧 통치철학이다.
어떤 사람을 쓰느냐는 어떤 국가를 만들겠다는 것인지 보여준다. 무엇보다 그 사람의 능력만이 아니라 공직자로서의 신뢰와 책임, 국민 앞에 설 수 있는 도덕적 기준까지 함께 살펴야 한다.
검증이 충분했는가.
정권에 필요한 사람을 찾은 것은 아닌가.
국민에게 필요한 사람을 찾았는가.
이 질문은 어느 정권에나 동일하게 적용돼야 한다.
정치는 결국 말로 시작하지만 말로 완성되지 않는다.
아무리 좋은 정책을 내놓아도 국민의 삶에서 결과로 확인되지 않으면 정책은 구호에 머문다. 선거를 앞두고 국민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골라 내놓는 것은 쉬울 수 있다. 그러나 이미 효과가 없다는 것이 드러난 처방을 계속 바꿔가며 내놓는다면 그것은 정책이라기보다 정치적 처방전에 가깝다.
권위도 마찬가지다.
권위는 높은 자리에 앉아 있다고 생기는 것이 아니다. 권한을 가진 사람이 그 권한을 내려놓고 국민을 위해 사용할 때 생긴다.
모세에게 권위가 있었다면 그것은 모세를 높이기 위한 권위가 아니었다.
정치 지도자에게 권한이 있다면 그것 역시 지도자를 높이기 위한 것이 아니다.
그래서 권력을 가진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더 큰 권력이 아니라 자신에게 주어진 권력이 자신의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잊지 않는 일이다.
권력을 사유화하는 순간 지도자는 왕을 닮는다.
국민에게 위임받은 권한을 국민을 위해 사용하지 않는 순간, 민주주의의 외형은 남아 있어도 권력의 본질은 달라진다.
정책은 사람을 위해 존재하고, 인사는 국가를 위해 존재하며, 권력은 국민에게서 나와 국민에게 돌아가야 한다.
결국 정치가 답해야 할 질문은 하나다.
나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가 아니라,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누구를 위해 쓰고 있는가.
권력의 크기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권력의 방향이다.
그리고 그 방향을 잃는 순간, 권위는 권력이 되고 권력은 욕망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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