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드라인▽
연초 한내 도금공장 ‘논란’ 해법은
주민-도금공장 설립은 절대반대
사업주-가동해서 환경문제 있으면 포기하겠다
작성 : 2004년 09월 25일(토) 17:54 가+가-

주민들이 유성기업 사장차를 가로막고 주민들에게 입장을 밝힐 것을 요구하고 있다.

경운기를 몰고나와 자재차량을 가로막고 공장부지 입구에서 이틀밤낮을 사업주와 대치해왔던 한내주민들이 농성을 풀었다.
도금공장설립을 추진중인 (주)유성기업과 한내주민들의 이같은 첨예한 대립은 주민 대 사업주, 주민 대 행정이 법정다툼까지 벌이며 2년째 계속되고 있다.
“한사람 살리려고 600명을 죽이는 법(法)은 없다 개법이제. 법이 뭐 중요하노 동네법이 중요하지” “법이 머라해도 우리는 절대로 도금공장은 몬 하게 할끼다. 사생결단이다” “공장허가가 정상적으로 나갔시모 우리는 아무말도 안한다. 마을주민들이 그리 반대하는데 우째서 허가가 나갔노.”
“누가 허가했는지 그 사람부터 데꼬 와바라. 이 공장하나 때문에 마을인심 다 베리고 이기 무슨 짓이고 도금공장만 아이모 된다쿠는데... 도금공장은 절대로 안된다.”
한내주민들과 (주)유성기업의 기세싸움은 더 이상 법의 판단으로도 가늠하기 어려운 상태다. 정작 공장이 세워지고 마주하게 될 마을주민들은 도금공장이 세워지길 원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허가를 받은 사업주가 앞으로 어떤 결정을 내릴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인데다 주민들 역시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겠다” 는 강경한 입장이어서 해법찾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조선부품생산에 도금업 추가 화근
한내주민들이 법적인 허가를 거친 공장설립을 반대하는 것에 대해 외부에서 마을주민들의 집단 이기주의로 매도하는 것에 울분을 터트리고 있다.
“우리가 유사장(유성기업 대표)보고 머라꼬 하노. 도금공장만 하지마라 안 쿠나. 처음에 머 한다꼬 했노 조선기자재 공장한다꼬 안했나. 도금업 한다꼬 했시모 누가 처음부터 하라꼬 했겄나 당장에 때리치아라.”
22일 주민들과 유사장이 처음으로 대면한 농성장에서 감정이 격해진 주민들이 쏟아낸 말이다.
차에서 내린 유대표가 주민들과 대화를 시도하고 있다.

주민들은 조선기자재 공장이 세워지는 것은 반대하지 않는 듯 했다. 주민들은 “우리도 공장이 들어서고 하면 아무래도 지역에 도움이 될 것 같아서 기대한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땅팔고 동의 해준거 아이가.”
주민들은 “조선부품공장 하겠다던 사람이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엉뚱하게 대기업에서도 싫어하는 도금공장을 하겠다고 나섰다” 며 사업자의 도덕성자체를 불신하고 있다.
거제시는 2002년 1월 선박구성부분품 제조업에 도금업을 추가하는 개발계획변경을 위한 주민의견 공람. 공고를 실시하고 거제시 도시계획위원회의 심의까지 거쳐 개발계획을 변경했으며 사업주는 그해 8월 21일 도금업종을 추가하는 창업사업계획 변경승인을 신청, 9월13일자로 사업계획변경을 승인받았다.
그런데도 주민들이 “우리는 속았다” 고 주장하는 이유는 어디에 있으며 사업주와 대화의 통로가 끊긴 가장 주된 이유는 무엇일까. 주민들은 두가지 예를 단적으로 들고 있다.
도금업종추가를 위해 개발계획을 변경하는 과정에 실시했다는 공람. 공고 와 개발계획변경시 승인조건인 한내.한곡마을 주민과 협동화단지에 입주한 관계자의 동의가 편법으로 진행됐다고 주장했다.
거제시는 지난 2002년 4월 13일-5월2일까지 개발계획 변경수립에 앞서 주민의견을 듣기위한 20일간의 공람.공고를 실시했으며 사업계획변경 후 개발계획변경시 한내.한곡 주민과 협동화단지에 입주한 관계자의 동의 등을 승인조건으로 내걸었다.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주민공람공고에 대한 단 한건의 주민의견도 접수되지 않았고 개발계획변경승인조건이었던 주민동의는 다수주민이 아닌 주민일부 동의서 첨부만으로 건축이 허가된 사실에 대해 주민들이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주민들은 정상적인 공람. 공고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주민들은 (주)유성기업과 거제시를 상대로 공사중지가처분 신청 및 공장건축허가처분무효 확인소송을 벌이고 있으며 지난 6월 10일 사업주를 상대로 낸 공사중지 가처분 신청은 부산고법에서 기각됐다.
이 판결은 “사업주의 공사를 저지하는 주민들의 행동이 불법행위에 해당된다” 는 뜻을 담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지금 주민과 사업주의 극한 대립을 막는 방법은 ‘법률적 판단’ 에 의존하기보다 사업주와 주민들간의 충분한 대화가 바람직한 상황이다.
공장가동 후 문제 있다면 포기
22일 오후 4시30분께 시장면담을 위해 주민들이 농성중인 도로를 차량으로 이동하다 주민들에게 저지당한 (주)유성기업 유주모 대표는 주민들과 직접만나 “도금공장을 포기할 수 없다” 고 말했다.
유 대표는 “공장허가를 받고 일본에서 수입한 물건 9억원어치가 부산에 와 있다” “작년 3월부터 물건이 와 있다. 지금 이 물건 말고도 부산항에 12차분이 더 있다. 이 상황에서 포기하면 물건 못쓰게 된다. 못하게 한다면 막막하다. 나는 어디가서 하소연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20억원은 은행에서 차입해서 한다. 실제 공장 세워서 가동해보자. 공해쪽으로 피해가 가면 문 닫겠다.” “전국적으로 600여개의 도금공장이 있다. 대우조선에도 있다. 그기에 나오는 물에 잉어도 키우고 있다. 동네주민 중에서도 산처리 공장에 다니는 분이 있지 않느냐. 비교하자면 도금은 큰솥에다 담갔다 꺼내는 것과 같다. 환경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 공장을 해보고 봐야 알 것 아니냐”
“꼭 이 자리에서 해야 하느냐 다른 부지를 선택할 수도 있지 않느냐” 는 주민들의 질문에는 “다른 동네도 마찬가지” 라고 말했다.
유 대표는 “처음 이 사업을 추진할때는 세사람이 합동으로 조선기자재 공장을 하려고 했는데 한분은 포기했고 한분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나만 2002년 9월부터... 사실은 그래서 업종을 바꾸게 됐다” 고 말했다.
주민들이 “도금공장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 에 대한 확답을 요구하자 유대표는 “주민들과 대화하겠다”는 입장만 밝혔다.
당초 이사업은 (주)건형 (대표 천종완 현 시의원), (주)유성 (대표 유주모), (주)풍전 (대표 김환중) 등 3개업체가 조선기자재 협동화 사업으로 추진했으며 천종완 현 시의원이 협동화 대표 및 국토이용계획변경 등의 주체가 됐었다.
모닝뉴스 기자 webmaster@morningnews.or.kr 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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