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희망연대
열린사회희망연대와 거제YMCA가 경술국치일인 지난 28일 거제시 사등면 취도에 남아있는 대표적인 일제잔재 ‘취도 기념탑’ 에 평화의 돌탑을 쌓는 행사를 가졌었다.
글쓴이는 돌탑쌓기 행사에 참가한 희망연대 김숙진 사무국장이다 .
가장 힘들었으나 가장 아름다운 소풍
출발부터 힘들다.
오전 8시 마산 출발, 10시 거제 도착, 10시 반부터 초석 쌓기. 예정대로 순조롭게 진행됐더라면 일제망령이 깃든 러일전쟁기념탑은 평화의 소망으로 쌓아올린 돌탑 속에 묻혔을 것이다.
매번 행사를 진행할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처음 기획한대로 진행시키기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이번 행사도 아니나 다를까 출발부터 복병을 만났다.
막바지 휴가에 벌초행렬까지 더해 마산시내에서부터 엄청난 정체를 뚫고 나가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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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취도에 도착했을 시각에서야 고현부두에 닿을 수 있었고, 취도 가까이 가서는 접안시설이 되어있지 않은 취도까지 참가자들을 태워줄 모선을 기다리느라 또 시간을 지체하게 되어 오전 일정을 고스란히 이동하는 데 써 버렸다.
그만큼 일정은 밀리고 탑 쌓는 일은 고될 수밖에 없었다. 취도 도착 직후 기자회견을 갖고 간단한 요기를 한 후로 5시간여 동안 햇볕, 더위, 갈증, 돌덩이와의 고단한 싸움을 해야 했다.
정의와 평화, 공존공영을 염원
취도 기념탑은 러일전쟁 30년을 맞아 일제가 그 전쟁의 승리를 기념하고 일왕을 찬양하기 위해 세운 것이다.
광복 60주년, 을사늑약 100년을 맞은 올해 경술국치일을 하루 앞둔 8월 28일 거제YMCA와 열린사회희망연대는 취도 러일전쟁기념탑을 평화의 돌탑으로 바꾸는 행사를 가졌다.
이는 비록 보잘 것 없는 돌덩이를 쌓는 것이나 일제 망령을 쫓아내고 민족정기를 되살림과 아울러 전쟁과 제국주의를 반대하는 정의와 평화, 공존공영을 염원하는 전 인류의 소망을 담아내는 의미 있는 작업이었다.
근간에 행사일정을 잡고나면 꼭 비가 오거나 바람이 불거나 하여 취소, 연기할 수밖에 없었는데 이 날은 유난히 쾌청한 날씨에 마음을 놓았다. 그러나 그 쾌청함이 오히려 돌탑을 쌓는 사람들에게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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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된 그늘막 하나 없는 무인도에서 돌덩이를 옮기고 쌓는 동안 쨍쨍 내려쬐는 태양이 얼마나 원망스럽던지... 거기다 많은 양의 생수를 준비해 가기는 했지만 워낙 땀을 많이 흘린 덕에 오후 4시경부터는 물도 떨어져 갈증까지 더하여 우리를 괴롭혔다.
독립군가 한 자락에 힘을 내어
사람이 살지 않는 섬이니 제대로 된 길이 있을 리 없고 그 가파른 언덕에 줄지어 서서 날카로운 돌덩이를 나르기란 어찌나 힘이 들던지 ‘헉! 헉!’ 소리가 절로 나왔다.
고단한 속에서도 재미였다면 단연 강정철 선생님의 재기 넘치는 선소리였을 것이다.
지치고 지겨워질 때면 어김없이 ‘독립군가’ ‘옹헤야’등을 선창하셔서 함께 노래하며 힘든 노동을 잠시나마 잊을 수 있었다.
체력이 바닥날 즈음에서야 평화의 탑은 80%정도 진척을 보였으나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할 수 없어 10월 3일 개천절에 완성하기로 하고 돌아서야 했다.
섬이 멀어져 점이 되어 사라질 때까지 바라보며 오늘 우리의 땀으로 쌓아올린 평화의 돌탑이 갖는 의미와 가치를 다시 한 번 가늠해 보았다.
살아오면서 이렇게 힘든 소풍은 처음이지만 이렇게 아름다운 소풍 또한 처음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