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드라인▽
[일상에서]환경운동의 수난시대
지속가능한 개발은 어디에...
작성 : 2004년 02월 17일(화) 13:30 가+가-
“엄마, 그러지 말고 운동 좀 해요, 아침에 뒷산이라도 오르던가, 아니면 어디 수영장이나 헬스클럽이라도 다니던가…”
“팔자좋은 소리 한다! 내가 그럴 시간이 어딨어, 장사한다고 바빠 죽겠는데…”
돌아올 대답이 뻔한 걸 알면서도 엄마가 허리통증으로 절절매는 걸 보면 답답해서 그냥 못 지나친다.
돈이 없어서 못 가는 건 아니다. 궂이 내려면 시간도 얼마든지 낼 수 있다. 하지만 엄마가 운동을 안하는 것은 마음에 여유가 없어서다. 나 같은 철없는 여자나 어디 돈 갖다주고 한가하게 운동하러 다니는 거라 생각한다.
‘생계’라는 것 앞에서 모든 것은 쉽게 ‘사치’나 ‘낭만’이 돼 버린다. 요즘 거제환경운동연합이 고로쇠축제를 반대하고 나선 것에 대해 대부분의 일반인들이 보는 시각이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몇몇 언론들을 살펴보아도 환경련과 고로쇠협회의 입장차이를 객관적으로 요약하거나 다소 고로쇠협회 쪽으로 기울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나는 어느 편도 들 생각이 없다. 하지만 사실 고로쇠가 주요 생계수단인 농가들이 있다는 것을 듣기 전까지는 나도 환경은 무슨 이유로든 보전돼야 할 것으로 믿는 철없는(?) 도덕주의자였다.
무슨 ‘주의(-ism)’에 빠지다 보면 과격해지기 쉽다. 무조건 ‘흑’ 아니면 ‘백’이다. 환경운동을 하는 사람들도 나의 짧은 소견으로는 자칫 이런 극단주의에 사로잡힐 수 있다고 생각한다. 환경은 뒷전이고 무조건 내 생활이 먼저라는 사람들의 몰상식한 행동들을 미개인 쳐다보듯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환경보다는 ‘사람이 먼저’라는 의견도 무시할 수는 없다. 그들은 환경운동하는 사람들을 따뜻한 사무실에 앉아 펜대나 굴리면서 처절한 생활전선에서 아둥바둥 먹고사려는 서민들을 훼방이나 놓는 할일 없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경제가 어려워서일까. 요즘같은 시기에 환경련의 입지는 더욱 좁아지고 있는 듯 하다. 작년 태풍 매미때도 그랬지만 오비만 매립문제 등에도 환경련의 주장은 대다수 주민들에게 환영받고 있지 못하다.
요즘 ‘지속가능한 개발’이라는 말이 자주 나온다. 고로쇠협회는 “우리의 밥줄을 우리가 함부로 다룰 리가 있느냐”며 무절제한 채취는 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믿어보는 수밖에 없다.
그러나 ‘개발지상주의’에 빠진 우리의 브레이크는 이미 고장난 지 오래인 건 아닌지….
김미령 기자 potzzi@hanmail.net 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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