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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일기] 시원한 계곡과 산바람
작성 : 2024년 08월 12일(월) 13:25 가+가-

사량도 앞바다.

필자는 산행 중 깔딱고개에서 쉬지 않는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 한 번 쉬면 또 다른 조령(鳥嶺)에서 쉬게 된다.

찜통더위가 밤낮을 가리지 않고 연일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지난 10일 이른 아침부터 거류산을 산행했다.

아침 숲속의 공기는 상쾌했다. 나무들은 살랑바람에 잎사귀를 흔든다. 이곳이 얼마나 생동감 넘치는지 새삼 깨닫게 한다.

필자는 숲속의 신선한 공기를 폐 속 가득 채웠다. 고즈넉한 오솔길 풍경 사이 사이로 딱따구리의 집 짓는 소리가 쩌렁쩌렁 울려 퍼지곤 한다.

곧이어 다른 새들도 화음을 이루며 내게 상쾌한 아침 인사를 전한다. 이들이 부르는 노랫소리는 길섶을 돌아 나와, 오히려 벗(새)들이 놀라지 않도록 가벼운 발걸음을 옮긴다.

빼곡하게 들어찬 나무숲이 땀을 식혀준다. 한 걸음 한 걸음 내딛다 보니 어느새 거류산 장상(571.7m)이다. 오늘 날씨가 참 맑다. 사방으로 넓은 자연 정원이 펼쳐져 있었다.

저 멀리 지리산 능선의 풍광은 아스란히 보인다. 어디 그 조망뿐이겠는가? 동쪽으로 당동만은 영락없는 한반도 축소판이고, 통영 사량도 윗섬과 아랫섬을 연결하는 연도교의 풍경은 해무 속에 뿌옇다.

그리고 한려수도에 점점이 떠 있는 작은 섬들이 주변과 어우러지면서 온갖 아름다운 것, 감정적인 것, 열정적인 것, 부드러운 것 그리고 마술적인 쇼가 펼쳐진다.

유담둘레길, 둘레길이라고 얕잡아보면 큰 코 다칠 수 있다. 산은 산이다. 지형이 바뀔 때마다 상황이 급변한다. 만만하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거류산 ‘장군샘’에서 시원한 샘물이 솟고 있다. 물 한 컵에 묵은 갈증이 가시고 몸은 생기를 되찾는다. 샘 앞으로 조릿대 군락도 무성하다. 고성군에서는 좀처럼 잘 볼 수 없는 광경이다.
계곡수.

조릿대밭∼20분가량 더 아래로 내려가니 시냇물이 앞을 가로막는다. 좁은 계곡이지만, 시원한 물에서 세수 한번 했더니 이보다 상쾌할 수가 없다.

깊은 골짜기인 탓에 사람의 발길이 좀처럼 닿기 어려워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아직 간직하고 있다. 골짜기는 깊다고 하지만 경사가 비교적 완만해 등산 초보자들에게 안성맞춤이다.

주변의 우거진 산림 사이로 맑고 깨끗한 계곡 수가 늘 한결같이 흐르고 있어 그 중심에 서 있으면 자연이 선물하는 청량감에 흠뻑 빠지게 마련이다.

이 계곡을 건너면 이내 편백나무 숲이다. 건강한 숲이 주는 곳에서 산책하다 보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몸에 긴장이 풀리고 머리가 가벼워진다.

모든 사람은 숨을 쉬지만, 올바르게 숨을 쉬는 게 어떻게 하는 것인지 아는 이는 많지 않다.

눈을 살며시 감고 숨을 크게 들이쉬어 가슴을 한껏 부풀린다. 마음속으로 3번, 참자! 참자! 참자! 다짐하고 다짐해본다. 이같이 숨쉬기운동을 꾸준히 하면 폐와 혈관이 건강해진다고 알려져 있다.

여기서 숨을 올바르게 쉰다는 의미는 폐를 건강하게 만드는 호흡을 뜻한다. 성인 남자가 안정된 상태에서 호흡량은 약 500cc이며, 꾸준히 노력하면 1600cc 이상의 공기가 들어가고 나온다고 알려져 있다.

편백나무 우거진 숲에서 몇 걸음만 옮기면 전망대가 나온다. 앞서 언급했듯 한려해상국립공원에 알알이 박힌 섬들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여기서 산책하듯 오솔길 따라 걷다 보면 자연스럽게 엄홍길 전시관까지 원점회귀 한다.
구성옥 기자 기사 더보기

newsmorni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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