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는 시립미술관 건립과 관련해 구 울산초등학교 건물 철거를 놓고 논란이 계속된 가운데 16일 오전 시정조정위원회를 열어 철거하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서 그동안 논란이 된 울산초등학교 본관 건물에 대해 건축적 측면, 운용적 측면, 행정적 측면으로 분석한 결과와 여론 수렴 결과 등을 바탕으로 건축물의 보존가치 여부를 종합적으로 심의한 결과 이같이 철거를 결정했다.

울산초등학교 본관 건물은 지난 1967년에 건립된 일반적인 콘크리트 건축물로 50여 년 가까이 된 노후 건물이어서 구조적 안정성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로 리모델링할 경우 신축에 버금가는 큰 비용이 소요되고, 본관건물 존치 시 신축 미술관과 조형적인 조화를 이룰 수 없고 좁은 부지에 교사, 미술관, 객사 등의 혼재로 건축물이 밀집되어 야외전시공간 등의 확보가 어렵다는 판단에 따랐다.

시립미술관건립 기본계획 및 공유재산 관리계획상 구 울산초등학교를 철거하고 미술관을 건립하는 것으로 이미 결정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학교본관 건물 리모델링과 미술관 건립을 동시에 추진할 시 많은 예산이 소요돼 시설규모와 사업비 축소를 요구하는 중앙 투융자심사 결과를 충족할 수 없었던 것도 주요하게 작용했다.

구 울산초등학교 부지 내의 기존 건물을 모두 철거한 후 매장문화재 조사를 거쳐 타 미술관과 차별화된 독창적인 미술관을 건립함이 타당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또한, 울산초등학교 본관을 리모델링해 입주창작(레지던시) 공간으로 이용하자고 한 제안에 대해서는 입주창작(레지던시) 공간은 창작, 숙박, 취사 등에 따른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해 미술관과 분리 운영돼야 하며, 미술관과 입주창작 공간을 동시에 운영해서 두 가지 다 성공할 수 없다는 전문가의 의견도 참작했다고 관계자는 밝혔다.

그동안 지역의 일부 단체에서는 울산초등학교가 100년이 넘는 역사를 지녔고, 동헌, 3‧1회관 등과 더불어 도심내 문화관광자원으로 활용할 가치가 있으므로 교사 본관을 리모델링하여 예술인들의 창작공간으로 활용할 것을 제안해 왔다.

이에 반해 학교를 보존한 상태에서는 미술관의 배치와 비용적 측면 및 운영적 측면 등에서 현실성이 매우 낮아 당초 계획대로 철거하고 빠른 시일 내 미술관을 건립할 것을 주장하는 의견도 제시되는 등 울산초등학교 철거를 놓고 의견이 양분됐다.

한편, 울산시는 시립미술관 건립을 위해 이 달 중으로 울산초등학교 건물에 대한 보상을 실시하고 철거업체 선정을 위한 입찰공고에 이어 다음달부터 8월까지 철거 공사를 실시한 후 올 연말까지 매장문화재 조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