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드라인▽
거제시, 멀쩡한 해안에 이상한 도로공사
없는 마을안길도 태풍피해라며 뚝딱
알고보니 도로 끝자락은 ‘육상축양장’
작성 : 2004년 11월 10일(수) 09:59 가+가-
거제환경운동연합은 9일, 거제시가 태풍피해도 없고 사람도 살지 않는 일운면 망치마을 끝자락, 특정인의 육상축양장과 연결되는 이상한 도로공사에 시민혈세 10억여원을 투입하고 있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마을없는 안길공사 태풍복구명목 도로개설
수려한 경치와 아름다운 해안선이 있는 일운면 망치마을!
한려해상 국립공원지역인 이곳 망치해안에는 지금 중장비가 동원되어 정체를 알수 없는 토목공사가 한창 진행중이다. 공사명칭을 확인해보니 '마을안길 태풍피해복구공사'라고 했다. 공사명칭을 그대로 해석해 보면 지난번 매미 태풍 때 피해를 입은 마을의 안길을 복구하는 공사라야 말이 된다.
이해하기 힘든 매우 특별한 공사
그러나 자연해안을 파헤쳐 콘크리트 옹벽을 세우고 도로를 내는 공사현장에 마을은 없었다. 그리고 이곳은 원래 도로가 없었던 자연상태의 해안 이었다. 마을도 없고 도로도 없는데 무슨 마을안길을 복구한다는 말인가? 그리고 아무 것도 없는 자연해안에 무슨 태풍피해가 있었다는 말인지 정상적인 상식으로는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 매우 특별한 현장이었다.
태풍피해복구공사는 중앙정부로부터 예산을 지원 받아야 한다. 그리고 예산을 받으려면 피해가 발생한 지역에 대한 철저한 피해조사가 있어야 한다. 태풍피해조사는 건교부등 중앙정부의 관계자와 함께 현지를 방문하여 피해정도를 조사하고 그 내용을  문서로 기록해야 한다. 피해조사 문서를 보여달라는 환경운동연합의 요구에 거제시 관계자는 높은 분들과 상의한 후에 공개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했다.
높으신 분들과 어떤 것을 상의해야 하는지 모르겠지만 제대로만 했다면 공개하지 못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 환경운동연합은 다년간의 정보공개청구 경험에 비추어 볼때 태풍피해 조사보고서는 공개할 수 없는 비밀이 아니라는 것 정도는 알고 있고 그것은 누구라도 알고 있는 상식에 속한다.
알고보니 횡재한 사람은 따로
거제시가 말하는 마을 없는 마을안길의 끝자락은 바다와 바위로 막힌 막다른 길이다. 더 이상 길이 연결되지 않아 도로의 본래 기능인 '왕래'는 불가능한 곳이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왕래'의 혜택을 보는 사람이 딱 한사람 있었다. 새로 만든 도로의 끝자락에 자리잡고 있는 육상축양장이 그 수혜자이다. 그 축양장은 수 년전 마을사람들의 격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곳 망치마을에 입성했다.
축양장 주인은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거제지역에서 내노라하는 유력인사 중 한사람이다. 지금까지는 마을을 통해 다닐 수 있는 길이 없었는데 이번에 거제시가 바다를 매립해서 앞마당까지 차가 다닐 수 있는 넓은 길을 내주니 그야말로 횡재를 한 셈이다. 한려해상국립공원 지역이라 경관도 그만이고 도로까지 났으니 호텔부지로도 전혀 손색이 없다. 도로가 있고 없고 에 따라 땅값은 엄청난 차이가 나게 마련이다. 그냥 운이 좋았다고 해야할까?
단 한사람도 시민이다! 거제시의 훌륭한 위민봉사(爲民奉祀)정신
단 한사람에게 혜택이 집중되는 도로의 신설은 예산효용성과 투자 우선 순위, 그리고 균등배분의 원칙에 문제가 있다는 환경연합의 원론적인 지적에 대해 거제시 관계자는 '혜택을 보는 사람이 단 한 사람일지라도 그 사람도 시민이다' 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근래 들어 보기 드문 훌륭한 발언이며 만인의 귀감이 되는 매우 전향적인 사고방식이다. 다만 약간의 문제가 있다면 그러한 봉사정신이 필요와 대상에 따라 선택적으로 달리 사용된다는 것이다.
지역의 유력 인사 단 한사람을 위해 우리나라 어디서도 볼 수 없는 한려해상 국립공원의 그 아름다운 절경을 가차없이 뭉개버리고 무려 10억원 이라는 거액의 국민 혈세를 쏟아 부어 그 유력 인사의 앞마당까지 콘크리트 옹벽을 쌓고 길을 내주는 것은 좀 무리한 '과잉 위민의식'은 아닐까? 그래도 거제시가 말한, 단 한명의 시민이라도 끔찍히 위무해 주겠다는 탁월한 봉사정신은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해 보고자 노력해 보겠다.
법은 우매한 시민들만 지키는 것이야
거제시는 마을도 없고 길도 없던 자연 해안선에 "마을안길 태풍피해복구' 라는 이름을 붙인후 바다를 매립해서 폭 5미터 정도의 용도와 정체가 불분명한 "해안도로"를 만들었다. 바다를 매립하려면 그에 필요한 법 절차를 거쳐야 한다. 공유수면매립법, 공유수면관리법이 그것이다. 거제시는 수혜자가 단 한사람뿐인 도로를 내면서 약 3,000m2 정도의 바다를 매립했다. 법적 절차 따위는 확실하게 무시하고 공유수면을 불법으로 매립해 버렸다.
그리고 시공업체는 공사중 바다를 사용하면서 공유수면 사용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사실도 알지 못했다. 감독기관인 거제시가 법을 지키지 않으니 시공업체도 당연히 그럴수 밖에 없는 것이리라.  더더욱 가관인 것은 거제시가 공유수면을 매립해 길을 내면서 측량조차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그들은 자신들이 얼마만큼 불법매립을 했는지도 알지 못하고 있는 상태이다. 아마 알고 싶지도 않았으리라.
주민들이 원해서 그렇게 했다
국립공원 지역에 사는 일반 주민들은 해안에서 울타리하나 쌓는 것도 쉽지 않다. 최근 도장포 마을 주민 한사람이 바닷가와 접한 자기 집에 석축을 쌓으려고 한려해상국립공원 관리공단에 협의를 요청했다가 미관상 문제가 있다는 이유로 반려된 사실이 있다.
거제시는 이러한 공사를 시행하게 된 이유가 주민들의 요구에 의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주민들을 모두 모아놓고 그것을 확인시켜 주겠다고 했다. 거제시가 말한 대로라면, 주민들이 원하면 어떤 요구든 모두 들어주어야 한다는 논리인데, 그렇다면 아예 한려해상국립공원지역에 살고 있는 모든 주민들을 모아 놓고 국립공원 해제에 대한 의견을 물어봐 주기 바란다. 아마도 99%정도의 주민들은 공원지역을 해제해 달라고 할 것이다. 변명도 나름대로 약간의 품격과 논리를 갖추어야 대접을 받는다. 거제시의 품격 없고 논리가 빈약한 변명은 궁색한 궤변에 지나지 않는다.
당초 지역에 거주하는 일부 주민이 요구했던 내용은 바닷가에 접해 있는 개인소유 임야의 흙이 파도에 유실되지 않도록 적당한 높이로 돌을 쌓아달라는 그야말로 소박하고 합리적인 요구였다. 거제시는 주민들의 목소리를 자신들의 책임을 회피하거나 전가하기 위해 왜곡하지 말고  '침소봉대' 하여 악용하지 않기를 바란다. 그래봐야 믿어줄 사람도 없다.       
 거제환경운동연합의 요구사항
△우리는 거제시가 구호만 요란한 '관광거제'를 외치고 뒤로는 불법과 특혜에 앞장서며 천혜의 자원인 해안경관을 망치는 이러한 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정중히 요구합니다.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여 특정인에게 혜택을 주는 콘크리트옹벽 공사와 도로공사를 중단하고 아름다운 해안선을 원상회복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또한 지금까지 행해진 해안경관훼손, 불법매립, 비정상적인 예산집행에 대해 그 전모를 공개하고 시민들에게 공개사과하고 관련자를 엄중 문책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만일 그렇게는 못하시겠다고 하신다면 저희가 애써서 해 볼 테니 그리 아시기 바랍니다. 
모닝뉴스 기자 webmaster@morningnews.or.kr 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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