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공=한산신문]=지난 4일 오후 통영 앞바다에서 잠수 조업중 실종됐다 이튿날 한국가스공사 통영생산기지 취수구 망에 걸려 숨진채 발견된 해녀 익사사고를 놓고 해경과 유족, 가스공사간 공방을 벌이고 있다.
익사사고를 조사중인 통영 해경은 5일 오전 9시15분께 가스공사가 설치, 운영중인 통영시 광도면 해역에 있는 가로 3ｍ, 세로 3ｍ 크기의 취수구 망에 해녀 박모(60·거제시 신현읍)씨가 걸려 숨져 있는 것을 발견, 인양했다.
해경은 특수 기동대 요원까지 동원했으나 인양이 이처럼 늦어진 것은 취수구의 강력한 해수 흡입력으로 인해 박씨가 망으로부터 쉽게 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해경은 박씨가 조업중 바닷물을 빨아들이는 취수구의 강한 흡입력에 의해 취수구쪽으로 빨려들어가 익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같은날 박씨에 앞서 실종된 해녀 우모(48·거제시 신현읍)씨도 취수구망에 걸려 숨진채로 발견됐다.
해경은 가스공사측의 안전시설 미흡과 관리 소홀이 밝혀질 경우 통영생산기지 책임자를 입건할 방침이다.

사고지점인 취수구 <사진제공/한산신문>

이번 사고와 관련, ‘임해산업시설 방호설치’ 규정에 육지부의 시설물에는 이중 방호시설을 설치토록 했으나 해상 시설물에 대해선 이같은 설치 기준이 없이 경비만 서도록 하는 등 제도적인 미비점도 개선되어야 한다고 해경의 한 관계자는 지적됐다.
숨진 박씨의 아들 김모(31)씨도 “이 해역에서 해녀들이 자주 잠수 작업을 하고 있으나 주변에 접근 금지란 팻말이 전혀 없었고 공사측의 경비도 있으나 마나할 정도로 허술했다”고 주장했다.
또 “어머니가 취수구 망에 걸린 것으로 보아 거센 물살에 휩쓸려 간 것이 틀림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반해 가스공사측은 “당시 1초당 9.7t의 물을 흡입했으나 물살이 그다지 세지 않아 숨진 박씨가 취수구쪽으로 빨려들어갔을 것이라고 단언할 수 없다”고 해명했다.
취수구 입구는 보통 초당 0.5ｍ의 유속으로 물흐름이 빠르지 않으며 이전에 일대에서 공사측의 요청에 의해 잠수부가 작업했으나 빨려 들어가는 등의 문제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사고가 나자 취수를 일시 중단, 상황실을 가동하고 있는 가스공사는 “사고 지점과는 조금 떨어져 있지만 200ｍ내 접근금지란 팻말을 5개나 붙였으며 잠수부가 이따금 접근할 경우 경고하곤 했다”고 설명했다.
사고 지점인 취수구는 전체 길이가 300ｍ의 콘크리트 재질로 해저 8∼9ｍ에 설치됐는데 가로 세로 각 3ｍ로 1ｍ마다 스테인리스 망이 만들어져 있다. 취수구를 통해 흡입된 바닷물은 마이너스 163도인 LNG(액화천연가스) 액체 상태를 기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한편 이들 해녀는 지난 4일 오후 3시께 통영시 광도면 안정공단 한국가스공사 통영생산기지 부근 바다에서 잠수 작업을 하던 중 우씨가 물 위로 올라오지 않자 박씨가 우씨를 구하기 위해 물 속으로 뛰어들었다가 모두 실종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