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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보통사람과 위험한 생각
작성 : 2006년 02월 25일(토) 15:19 가+가-
사람은 배가 부르고 나면 이름을 날리고 싶어 한다. 경제적 안정을 얻게 될 때까지 사람들의 일차적 목표는 의식주 해결과 덧붙여 문화적 욕구를 해결하는 약간의 경제적 여유를 갖는 것이다.

경제적 성취가 이 사회가 공통적으로 용인하는 어떤 방법으로 해결되었을 때는 계층 간의 불신이나 가치관의 뒤바뀜 같은 혼란의 폭은 사회 안에서 스스로 해결할 수 없을 정도로 증폭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경제적 욕구가 턱없는 방법으로 해결되어 어떤 개인이 그것을 발판 삼아 신분의 상승을 노리며 명예를 얻고자 한다면 계층 간의 불신은 더 증폭하고 사회적 저항을 일으키며 가치관도 달라진다.

요즈음 갑작스런 땅값 상승이나 투기나 상속으로 턱없이 경제적 여유가 생겨 자격도 없어 면서 그것의 힘으로 '의원' 자리나 하나 챙겨볼까 하는 사람들의 위험하고 엉뚱한 생각이 그 대표적 예이다. 조선조 말기에 반상의 규율이 무너지고 나라가 쇠퇴기에 들어섰을 때, 양반족보 하나 돈으로 사서 양반 행세로 끗발을 날리려 했던 사람들도 아마 그런 예가 될 것이다.

족보만 있으면 양반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던 19세기 사람이나 의원에 당선만 하면 그것으로 가문의 영광을 빛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 요즈음의 사람이나 어리석기는 마찬가지다. 어리석음에는 시대가 없고 노소가 없고 상하가 없다. "족보는 아무나 빛내고, 이름은 아무나 날리고, 의원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다."

시골에 있는 논밭을 4년 동안 등록금으로 차례차례 모두 팔아서 대학을 졸업하여 이제 겨우 어느 회사의 중견사원으로 있으면서 열심히 사회생활을 하는 보통사람과 공부는 당치도 않아서 농사를 짓다가 어느 날 갑자기 그 땅값이 개발지역이다 신도시다 해서 껑충 치솟아 이제 농사일에 손을 놓고 그 돈으로 이름을 날릴 일이나 찾아 헤매는 졸부의 평가는 어떻게 해야 할까.

변두리 땅은 고사하고 자기 집 한 칸 변변치 않으면서도 열심히 인생을 영위하는 사람들, 어느 날 갑자기 월급이 두 배 세배로 뛰어 오를리 없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묵묵히 자기 일을 하는 보통사람들, 그들이 하는 일 하나하나가 각광을 받지 않더라도 자기가 맡은 일을 성실히 해내는 사람들, 부정을 저지르지 않고, 허황된 꿈을 꾸지 않고, 자기가 맡은 일에 열심히 정진하는 보통사람들, 이름을 날리기에 연연하지 않고 평생을 고생하여 모은 돈을 사회에 기증하는 보통사람들을 존경하며 많은 관심과 애정을 가져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증권바람으로 갑자기 떼돈을 번 사람과 옆집에 살면서 배가 아파도 참고 열심히 일하는 보통사람,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농토나 재산으로 갑자기 재벌이 된 사람과 같은 동네에 살면서 박봉만으로 분수를 지키려는 보통사람, 씀씀이로 보아 뻔히 부정을 저지르고 있는 것이 틀림없는 공직자와 한 모임에 있으면서 그래도 자기 이름만은 더럽히지 않으려고 애쓰는 사람, 이런 보통사람들의 보통명예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야 한다.
이 험한 세상이 그래도 거들 나지 않는 것은 보통사람들이 지탱하는 보이지 않는 힘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조용원 기자 c1905925@yahoo.co.kr 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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