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항만관리사업소가 고현항 시설에 대한 장기계획 없이 특정업체에 건물임대를 협의 중인 사실이 확인돼 논란이다.

고현항 여객터미널은 장평 여객선터미널과 함께 거제-부산 간, 거제-마산 간 여객 수송을 담당해왔으나 여객선 항로가 폐쇄되면서 지금은 빈 건물로 남아있다.

경남항만관리사업소는 최근 고현항 여객터미널부지 219.24㎡ 중 운수시설로 남아있던 대합실(113.1㎡)을 근린시설로 바꾸는 용도변경을 거제시에 신청했다.

그러나 대합실을 근린시설로 바꾸는 절차를 진행하면서 이 시설에 대한 장기적인 시설이용계획 없이 특정업체와 비공식 임대 협의까지 벌여온 것이 확인됐다.

통상 항만관리사업소는 항만시설을 이용하는 관련업체나 단체가 편리하게 항만시설 업무를 볼 수 있도록 인.허가 업무 등 위임사무를 담당하고 있지만 사용협의에 나선 업체는 항만업무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소 측은 “모든 절차에 법적인 하자는 없다. 또한 시설임대와 관련해 공식적으로 결정된 것도 없다” 는 입장이다.

항만관리사업소 관계자는 “한 업체에서 터미널 사용을 문의해온 것은 사실이다. 항로가 폐쇄되고 시설물도 낡았다. 철거해야 하는 건물이지만 자체적으로 리모델링도 하고 사용하겠다는 제안이 있었다. 임대수익적인 측면도 고려해보았다. 그러나 항만시설은 항만업무와 관련된 공익성을 우선해야 하는 것이 기본방침이다. 이견이 있을 수 없다. 그리고 시설물 사용에 대해 공식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다.” 고 말했다.

항만관련업계는 “거제 고현항 같은 경우 물류나 항만시설을 이용할 만한 공간이 없는 대표적인 도시다. 여객선 항로가 폐쇄되었다고 하지만 항만관련단체 등 항만 시설을 공익적 목적으로 사용이 가능하도록 담보장치를 마련하고 공식적인 사용계획(임대)을 수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사업소가 낸 용도변경신청을 접수한 거제시는 “용도변경은 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진행중이다. 다만 이 부지는 국토해양부 소관이다. 항만관리사무소가 경남도로부터 입출항 신고, 개항 질서유지, 항만시설 사용허가 등 업무를 위임받은 기관이기는 하지만 국토해양부가 아닌 항만관리사업소장의 명의로 시설물의 용도변경을 신청할 자격이 있는지 여부를 확인 중에 있다” 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