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문서의 실체를 밝혀라.

거제시청에 나돌던 괴문서의 실체를 수사 중인 경찰이 거제시청 국장급 공무원을 포함한 관련자 20여명에 대한 조사를 벌였다.

거제경찰서는 7일 세칭 ‘뇌물문서 사건’ 과 관련 건설업자에게 돈을 받은 혐의로 모 국장을 소환조사했다.

경찰은 “문건은 대략 3종류이며 모 업자가 이 문건으로 거제시장을 협박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과 관련 3명의 신변처리(기소)는 불가피해 보인다.

경찰은 문건작성한 석산업자에 대해서는 명예훼손 및 협박, 건설업자와 공무원은 뇌물혐의이다. 경찰은 이번 주말쯤 사건을 검찰에 지휘 건의할 예정이다.

사건의 발단이 된 괴문서의 내용은 “A건설업자가 지난 1월 초 밤에 고위공무원의 집으로 찾아가 쇼핑백에 준비한 돈을 전달하고, 같은달 16일 도내 C모 골프장에서 A건설업자와 거제시 간부공무원과 인근 시 군 기관장 등이 골프회동을 한 후 B 모 공무원의 골프가방에 현금 1000만원을 넣어 두었다. 차세대 산업단지 후보지인 덕곡에는 시장의 '땅이 있다” 는 등이다.

이와관련 거제시 모 국장은 “골프 가방에 돈이 들어있는 사실을 발견하고 다음날 아침 출근해 A 씨를 불러 돈을 돌려주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사건과 관련한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번 사건과 관련있는 건설업자는 거제시의 모 과장의 동향이라는 점, 또 하나는 괴문서를 거제시가 당장 수사의뢰하지 않고 권시장이 직접나서 보름가까이 자체 조사를 벌였다는 점 등이 수사에 혼선을 주었을 가능성 등이다.

권 시장은 ‘문서’를 본 후, 건설업자 A 씨를 불러 관련자들에게 문서가 허위라는 사실을 확인해줄 수 있느냐고 다그쳤고 모 도의원까지 개입 사실확인서까지 받았지만 A씨는 경찰조사에서 이를 번복했다.

A씨는 경찰에 “문건을 갑자기 보여줘서 미안하고 당황해서 확인서를 해주었다” 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져 경찰의 최종 수사결과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또 업자와의 골프는 거제시 공무원윤리강령에도 금지돼 있지만 현재까지 징계조치는 없는 상태다.

한 석산업자가 일이 뜻대로 추진되지 않자 우연히 듣게된 이야기를 문서로 작성해 배포한 일이 거제의 관가를 한순간에 급랭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