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드라인▽
거제시 산지경사도 조례개정 ‘쟁점’
거제시 도시계획위원회에 전권 ‘쥐락펴락’
작성 : 2014년 07월 22일(화) 11:48 가+가-
경남 거제시가 산지경사도 20도를 완화하는 거제시도시계획조례 변경안을 거제시의회에 상정시키자 시민단체가 반발하고 있다.

거제시는 22일 시작되는 거제시의회 170회 임시회에 거제시도시계획조례 중 제18조 개발행위기준 변경을 담은 조례개정안을 상정, 경사도 20도 완화문제를 매듭지으려는 계획을 시도하고 있다.

거제시조례는 경사도 20도 이상의 산지개발은 불허하는 것으로 돼 있다.

시는 ‘평균경사도가 20도 이상인 토지에 대해서도 시가 필요하다고 판단할 때에는 시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거쳐 허가할 수 있다’ 는 내용을 18조 2항에 끼워넣는 새로운 조례개정을 계획하고 있다.

이 조례가 받아들여질 경우 거제시에서는 산지경사도 20도 이상일 경우에도 불필요한 논란없이 시 도시계획심위원회만 통과하면 개발행위가 가능해진다.

거제시는 이 조례개정안이 시민단체에 의해 논란이 되자 22일 보도자료 형식의 입장문을 통해 이번 조례개정은 현행 조례에서 허용하고 있는 조항을 많은 시민들과 용역설계사, 언론 등에서 조례내용이 법적 용어라 해석(이해)이 어렵다는 지적이 있어 아주 이해하기 쉽게 위 내용을 다시 한번 풀어서 표기한 것‘ 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어 거제시는 “아주 조심스럽게 난개발 예방을 위해 경사도 기준을 강화하는 시책이 바람직하지 않은지 신중하게 검토 중이다. 거제시도시계회조례 25조란 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받아야 한다는 조항이고 제18조 제1항에서 정한 개발행위허가 기준을 초과하더라도 제18조 제2항에 정한 규정에 의하여 거제시가 필요하다 판단되고.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받았을 경우 개발행위허가가 현재 가능하다. 본 조항을 활용해 경사도 20도 초과하는 많은 토지를 개발행위허가 처리하는 행정행위는 없을 것이다. 지금까지 위 선례는 삼성협력업체 근로자들의 숙소해결을 위한 기업애로 차원에서 처리한 삼성기숙사 단1건 밖에 없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거제시는 “현재의 조례라도 산지경사도가 20도 이상일 경우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받을 경우 개발행위가 가능하다. 이번 조례개정은 기존 조례내용을 이해하기 쉽게 내용을 다시 풀어서 표기한 것” 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거제시 도시계획조례 왜 개정하려 하나

거제시가 시 도시계획조례를 개정하려는 취지는 법 적용논란 때문이다.

거제시 도시계획조례 18조는 개발행위시 허가기준을 산지경사도 20도 이하로 보호하고 있다. 단 25조 규정에 의한 개발에 한해 허용하는 단서조항(제18조 2항)을 두고 있다.

문제는 25조 규정을 적용하기에는 거제시의 도시계획조례 18조 2항이 불안전하다는 점이다. 거제시는 산지경사도 논란의 쟁점이 되는 20도 이상의 개발을 막기위해 단서조항을 삭재하던지 아니면 보완해야 할 처지에 놓여있다.

거제시도시계획조례 25조는 시도시계획심의 대상(법 제59조제2항제3호에 따라 주거지역ㆍ상업지역ㆍ공업지역에서 시행하는 개발행위) 과 비 대상(제57조제1항제1의2호다목에 따라 도시계획위원회의 심의를 거치지 아니하고 개발행위허가를 할 수 있는 건축물)을 나누고 있다.

25조 적용을 위해서는 법 ‘제59조2항제3호’와 영 ‘57조제1항제1의2호다목’ 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법 ‘제59조2항제3호’는 중앙도시계획위원회와 지방도시계획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치지 않는 경우를 말한다.

영 ‘57조제1항제1의2호다목’ 은 해당토지에 특별시, 광역시, 특별자치시, 특별자치도, 시.군의 도시계획 조례로 정하는 용도지역별 건축물의 용도 규모 층수 또는 주택 호수 등의 범위내에서 시군도시계획조례로 정할 수 있다는 규정이다.

문제는 거제시 도시계획조례에 거제시가 시 도시계획위원회에서 결정할 수 있다는 조례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시가 조례를 개정하려는 내용 중에 평균경사도가 20도 이상일 경우라도 시가 필요할 경우 시도시계획위원회의 심의를 거칠 수 있다고 되어 있다.

시는 이번 조례개정을 통해 불완전한 도시계획조례 규정을 명확히 해 불필요한 법리논쟁을 없애고 이로인한 특혜논란을 없애자는 취지가 커 보인다.

법은 평등해야 한다. 그러나 다수의 정서에 반하는 조례개정이나 법 취지에 반하는 특혜의 빌미가 될 부조리한 조례개정은 신중해야 한다.

거제시가 개발행위를 산지경사도 20도 이하로 제한해놓고 그 이상의 개발도 도시계획위원회가 쥐락펴락하게 하는 것이 옳은지, 또 거제시에 미칠 파급효과도 신중하게 검토되어야 한다.

시민단체 왜 반대하나

거제시민단체가 지적하는 심각한 안건은 평균경사도 20도 제한을 사실상 해제하는 ‘거제시 도시계획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이다.

시의 개정안에 따르면 현재 조례 제18조(개발행위허가의 기준) 1항에 명시되어 있는 ‘개발행위허가 대상 토지가 평균경사도 20도 이하인 토지’를 그대로 둔 채, 2항을 개정해 ‘제1항에도 불구하고 제25조에 따라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득하여 개발행위를 허가하는 경우에는 허가기준을 완화하여 적용할 수 있고, 평균경사도가 20도 이상인 토지에 대해서도 시가 필요하다고 판단할 때에는 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거쳐 허가할 수 있다’로 개정하는 것이다.

조례상으로 20도 이하라고 제한하고 있지만(1항), 도시계획위원회를 거치면 20도를 초과하더라도 얼마든지 개발행위가 가능하다고 하는 것이다(2항).

(참고로, 평균경사도를 둘러싼 거제시 조례의 개정은 2001년 5월 21도로 조례개정, 2003년 5월 15도 미만으로 조례개정, 2007년 3월 20도 이하로 조례개정된 이후 현재에 이르고 있다.)

1) 이 안건은 지난 2012년 6월 거제시의회 153회(1차정례회)에서 다루어졌다가 산업건설위원회소속 의원 전원의 동의로 심사보류된 안이다.

당시 의회는 심사보류 사유로 ▲보존과 개발이라는 측면에서 신중하게 검토가 필요하고 ▲산지개발에 따른 지질, 가용면적, 재해위험 등 기초조사 자료가 필요하며 ▲찬·반에 대한 시민의견 수렴절차가 필요하며 ▲경남18개 지자체 중 8개 시,군이 도시계획자문을 받아 경사도를 완화한 이후에 대한 사례조사가 필요하다는 등의 4가지를 들었다.

2) 이 안건은 불과 6개월 뒤인 2012년 12월에 다시 상정(158회, 2차정례회)되어 우여곡절 끝에 산업건설위에서는 표결(4명찬성, 2명반대)로 원안통과 되었으나 본회의에서 역시 표결로(찬성5명, 반대9명) 의결보류 되었다.

경사도 완화에 대해 일부 산업건설위원회 소속 의원을 제외하고는 다수의 의원들이 이에 반대하였던 것이다. 이날 본회의를 앞둔 12월 24일 우리 거제시민단체연대협의회는 난개발 억제와 민주적인 여론수렴를 위해 안을 부결시켜 줄 것을 요청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의원들에게 이를 전달하였다.

3) 거의 2년간 2번의 시의회 심의에서 부결된 사안을 7대 의회가 시작하자마자 상정한 것이 과연 정상적인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20도이하’ 조례규정은 그대로 두고, ‘20도를 초과하더라도 도시계획위원회만 통과하면 가능하다’는 시의 개정안은 시의회를 도시계획위원회 보다 못한 위상으로 전락시키는 의회경시 태도에 다름 아니다.

이럴 것이면 시의회와 시의원이 왜 필요하며, 연간 10억 가까운 예산을 들여 시의회를 유지할 이유가 무엇인가? 도시계획위원회의 심의에 각종 로비가 물밀 듯 밀려들고, 위원회의 결정을 두고 특혜냐 아니냐는 끝없는 논쟁에 휘말릴 것임은 불을 보듯 뻔한 사실이다.

4) 2013년 8월 거제시 도시계획위원회는 조례상 20도 제한규정을 어기고, 평균경사도 23도에 해당하는 삼성중공업 협력업체 기숙사를 허가해주었다.

아무리 지역경제를 생각한다고 하고, 관련법에 저촉되지 않는다고 했지만 이는 명백히 관련 조례를 짓밟은 사안으로 지탄받았고, 급기야 시는 ‘이번에 한해 한번만’ 허가한다는 단서를 달기까지 하였다. 혹시라도 이번 조례개정안이 당시의 허가를 뒤늦게라도 합법화하려는 속셈은 아닌지 의구심이 들지 않을 수 없다.

5) 위 1) 2)처럼 2차례 의회에서 부결된 이 사안은 의원발의로 상정된 안건으로 산건위 소속 몇몇 의원들은 찬성한 반면 거제시와 다수의 다른 의원들은 이에 반대하는 의견을 피력했다. 당시 거제시는 개정을 요구하는 일부 의원들과의 질의, 답변에서 난개발우려, 재해위험 등의 사유로 이의 개정을 강력하게 반대했다. 1년 6개월이 지난 지금에 와서 그 입장이 180도 바뀐 이유, 시장이 개정안을 상정하는 이유가 도대체 무엇인가?

6) 평균경사도 완화(높이는 것)를 위해 주장하는 일부 의견은 거제시의 부족한 가용용지를 늘리는 것이 목적이며 25도 제한규정을 두고 있는 경남도내 다른 지자체의 예를 들기도 한다. 일례로 남해군은 25도인데 왜 같은 섬인 거제는 20도냐 하는 식이다.

이런 단순비교는 사실을 오도하는 것이다. 현행 20도 이하일 때 거제시의 면적비율은 49%인데 반해 21도인 양산시는 41%이고 25도인 남해군은 46%이다. 가용지 면적을 보더라도 거제는 12.5%이지만 양산시는 7%, 남해군은 4.5%에 불과하다.

낮은 경사도에도 불구하고 우리 거제시의 개발가능면적이 다른 비교 시,군에 비해 월등히 높다는 것이다. 개발용지로 지정해 놓은 주거지역, 상업지역, 공업지역이 많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자연녹지까지 끌어들여 20도 제한을 무너뜨리려는(사실상 무제한) 저의가 도대체 무엇인가?

7) 경사도 완화는 난개발을 부추기고 그 결과 거제의 자연환경과 경관을 해치는 주범이 될 것이다. 만약 25도 정도로 5도 정도만 완화된다고 할 때, 늘어나는 면적은 자연녹지지역 11.42제곱킬로미터(약3백50만평, 2012.12. 거제시답변)이다.

산지 약 3백50만평이 고스란히 개발광풍에 휩쓸리게 되는 것이다. 20도 이상으로 경사도가 완화되면 현실적으로 가장 먼저 득을 볼 사람은 건축(주택)업자들이 아닌가? 시민이 자신이 살기 위해 단독주택을 짓는 것 보다 업자들의 20세대 안팎의 연립주택이나 공동주택이 들어서게 될 것임은 뻔한 사실이다. 가령 건폐율 20%인 자연녹지지역에 20세대를 지을 경우, 1세대당 150평, 총3천평 정도의 산을 깍아야 한다는 결론이다.

거기에 인접도로 개설을 위한 훼손이 더해진다. 한 업자만이 아니라 인근에 계속해서 사업이 진행될 경우, 지금도 난개발로 허덕이고 있는 거제의 산과 자연환경은 더 이상 돌이키기 어려운 지경에 이를 것이 자명하다.

8) 경사도 완화는 또한 재해위험을 가중시키는 위험천만한 발상이다. 경사도 20도일 경우 100m연장에 비탈면 높이는 36미터이다. 만약 25도로 완화되면 그 높이는 47m에 이르게 된다. 이는 평균 경사도에 불과하고 실제 개발에는 30도를 넘는 토지도 많이 포함되게 마련이다.

일례로 사곡STX아파트는 평균경사도가 19%이지만 25도에 가까운 면적이 포함되고, 그 결과 엄청난 높이의 옹벽이 생겨나는 것이다. 더군다나 거제의 산지는 지반이 타 지역에 비해 연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산사태나 인명피해 같은 재해를 가중시킬 것은 너무나 뻔하지 않은가?

우리 시민은 거제시의 도시개발전략이나 개별 개발행위에 대해 많은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는 행정 뿐만 아니라 이번과 같은 경사도20도 완화, 삼성기숙사, 소위 300만원 아파트 등에서 드러났듯이 대개의 사안을 행정의 요구대로 의결해 온 거제시 도시계획위원회의 책임이 크다.

평균 한달에 한번 꼴로 개최되는 도시계획위원회의 역할은 거제시 도시계획에 있어 막중한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따라서 도시계획위원회의 투명한 심의와 양심과 합리성에 벗어나지 않는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위원회로의 개선이 시급하고도 필수적인 과제가 되었다.

서용찬 기자 기사 더보기

ycseo@mornin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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