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흥남철수기념공원, 역사와 희망을 잇는다
한국전쟁의 포화 속에서 1만4000명의 생명을 구해낸 '기적의 항해’
작성 : 2026년 06월 19일(금) 12:38 가+가-

흥남철수 당시 기록사진.
1950년 12월 흥남부두를 떠난 메러디스 빅토리호는 무기와 군수물자를 내려놓고 사람을 태웠다.
정원조차 정해져 있지 않았던 이 배에는 1만4000명의 피란민들이 승선, 남쪽 바다를 건넜다.
그 항해는 오늘날까지도 세계 해전사와 인도주의 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구조작전 가운데 하나로 평가받는다.
그 기적의 여정이 닿았던 곳 중 하나가 바로 거제였다.
거제시가 오는 27일 시민들에게 정식 개방하는 흥남철수기념공원은 단순한 전쟁 기념시설이 아니다. 전쟁의 상처를 넘어 인간애와 희망, 자유의 가치를 기억하는 역사문화공간이자 거제의 정체성을 새롭게 해석하는 장소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눈길을 끄는 대목은 장소성이다.
기념공원은 장승포 옛 연안여객선터미널 건물을 리모델링해 조성됐다. 한때 수많은 사람들이 섬과 육지를 오가며 만남과 이별을 반복했던 공간이다. 떠남과 도착, 희망과 기다림이 교차했던 터미널의 기억은 흥남철수 피란민들의 여정과도 자연스럽게 맞닿아 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흥남철수기념공원이 단순한 전시공간을 넘어 '시간여행형 역사체험 공간'으로 발전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한다.
예를 들어 방문객이 옛 터미널 게이트를 통과하는 순간 1950년 겨울 흥남부두로 이동하는 연출이다. 당시 피란민들의 육성 증언과 눈보라가 몰아치는 흥남항의 영상, 메러디스 빅토리호 선내 재현 공간 등을 거치며 관람객이 역사의 한복판을 직접 걷는 방식이다.
터미널 출발장과 대합실은 단순한 건축물이 아니라 '과거로 향하는 관문'이 될 수 있다.
관람객들은 출발 게이트를 지나 흥남철수의 현장으로 들어가고, 마지막에는 장승포항의 바다를 마주하며 평화와 희망의 의미를 되새기는 구조다. 전쟁의 비극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인간 존엄과 생명의 가치를 체험하게 하는 역사교육 콘텐츠가 될 수 있다.
옛 연안여객선터미널 자체를 하나의 전시 주제로 활용하는 방안도 의미가 있다.
수십 년간 장승포항의 관문 역할을 했던 터미널의 역사와 흥남철수의 기억을 연결하면 '사람을 실어 나른 공간'이라는 공통의 서사가 만들어진다. 피란민들의 도착지였던 거제의 역사와 장승포항이 지닌 해양도시의 정체성도 함께 조명할 수 있다.
실제로 세계적인 역사문화공간들은 건물을 단순히 보존하는 데 머무르지 않는다. 장소가 가진 기억과 이야기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관광자원으로 발전시킨다. 흥남철수기념공원 역시 전시물을 나열하는 수준을 넘어 거제만이 가진 역사적 경험을 스토리텔링으로 풀어낼 때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흥남철수는 단지 전쟁사가 아니다.
절망 속에서도 서로를 포기하지 않았던 인간애의 기록이며, 자유를 향해 목숨을 건 선택의 역사다. 그리고 거제는 그 여정의 종착지 가운데 하나였다.
오는 27일 문을 여는 흥남철수기념공원이 단순한 공원을 넘어 전쟁과 평화, 절망과 희망, 이별과 만남의 의미를 되새기는 살아있는 역사교실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기적의 배는 이미 역사가 됐다. 이제 남은 것은 그 기억을 어떻게 미래세대에게 전할 것인가 하는 과제다.
서용찬 기자 기사 더보기
정원조차 정해져 있지 않았던 이 배에는 1만4000명의 피란민들이 승선, 남쪽 바다를 건넜다.
그 항해는 오늘날까지도 세계 해전사와 인도주의 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구조작전 가운데 하나로 평가받는다.
그 기적의 여정이 닿았던 곳 중 하나가 바로 거제였다.
거제시가 오는 27일 시민들에게 정식 개방하는 흥남철수기념공원은 단순한 전쟁 기념시설이 아니다. 전쟁의 상처를 넘어 인간애와 희망, 자유의 가치를 기억하는 역사문화공간이자 거제의 정체성을 새롭게 해석하는 장소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눈길을 끄는 대목은 장소성이다.
기념공원은 장승포 옛 연안여객선터미널 건물을 리모델링해 조성됐다. 한때 수많은 사람들이 섬과 육지를 오가며 만남과 이별을 반복했던 공간이다. 떠남과 도착, 희망과 기다림이 교차했던 터미널의 기억은 흥남철수 피란민들의 여정과도 자연스럽게 맞닿아 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흥남철수기념공원이 단순한 전시공간을 넘어 '시간여행형 역사체험 공간'으로 발전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한다.
예를 들어 방문객이 옛 터미널 게이트를 통과하는 순간 1950년 겨울 흥남부두로 이동하는 연출이다. 당시 피란민들의 육성 증언과 눈보라가 몰아치는 흥남항의 영상, 메러디스 빅토리호 선내 재현 공간 등을 거치며 관람객이 역사의 한복판을 직접 걷는 방식이다.
터미널 출발장과 대합실은 단순한 건축물이 아니라 '과거로 향하는 관문'이 될 수 있다.
관람객들은 출발 게이트를 지나 흥남철수의 현장으로 들어가고, 마지막에는 장승포항의 바다를 마주하며 평화와 희망의 의미를 되새기는 구조다. 전쟁의 비극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인간 존엄과 생명의 가치를 체험하게 하는 역사교육 콘텐츠가 될 수 있다.
옛 연안여객선터미널 자체를 하나의 전시 주제로 활용하는 방안도 의미가 있다.
수십 년간 장승포항의 관문 역할을 했던 터미널의 역사와 흥남철수의 기억을 연결하면 '사람을 실어 나른 공간'이라는 공통의 서사가 만들어진다. 피란민들의 도착지였던 거제의 역사와 장승포항이 지닌 해양도시의 정체성도 함께 조명할 수 있다.
실제로 세계적인 역사문화공간들은 건물을 단순히 보존하는 데 머무르지 않는다. 장소가 가진 기억과 이야기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관광자원으로 발전시킨다. 흥남철수기념공원 역시 전시물을 나열하는 수준을 넘어 거제만이 가진 역사적 경험을 스토리텔링으로 풀어낼 때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흥남철수는 단지 전쟁사가 아니다.
절망 속에서도 서로를 포기하지 않았던 인간애의 기록이며, 자유를 향해 목숨을 건 선택의 역사다. 그리고 거제는 그 여정의 종착지 가운데 하나였다.
오는 27일 문을 여는 흥남철수기념공원이 단순한 공원을 넘어 전쟁과 평화, 절망과 희망, 이별과 만남의 의미를 되새기는 살아있는 역사교실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기적의 배는 이미 역사가 됐다. 이제 남은 것은 그 기억을 어떻게 미래세대에게 전할 것인가 하는 과제다.
newsmorning@daum.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