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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김선일 추모 이라크 파병반대 집회
작성 : 2004년 06월 27일(일) 19:24 가+가-
[1신]=시민단체연대회의가 주관하는 고 김선일씨 추모 및 이라크 파병반대 집회가 고현사거리에서 열렸다.
시민단체연대회의는 이라크 파병반대와 김선일씨를 추모하는 피켓과 그림판을 들고 고현사거리 신호대를 중심으로 3곳에서 집회를 벌이는 한편 시민들을 상대로 이라크 파병반대 서명운동을 벌였다.
[2신]=오후6시 고현사거리에서 시작된 추모행사는 오후 7시 반 한라프라자 앞으로 자리를 옮겨 촛불집회로 이어졌다.
유재선 거제YWCA사무총장은 모든 시민들이 시민,사회 문제에 적극적으로 참석하고 관심을 가져 더불어 사는 거제, 사랑과 희망이 살아 있는 거제시로 만들어 갈수 있기를 희망하며, 특히 거제지역 젊은이들의 적극적인 동참을 호소했다.
성공회 신현교회 신기호(도미닉) 신부도 추도사를 통해 김선일씨와의 인연을 이야기하며 특별한 애도를 표했다.

추도사 전문
지난 22일 이라크에서 무고하게 희생당한 김선일씨는 제가 93년도에 부산신학교에서 함께 공부한 동문입니다. 김선일씨는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나 어려운 형편속에서 성장했습니다.
그는 부산의 빈민촌인 안창마을에서 태어났습니다. 김선일은 학교 다닐 때는 조용하고 내성적인 성격의 소유자였습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그는 책임감이 강하고 봉사정신이 투철하기도 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그 형제를 생각할때마다 잔잔한 미소를 머금고 말없이 교정을 거닐던 모습이 생각납니다. 그것이 저에게 각인된 신학교 시절의 처음이자 마지막 김선일씨의 모습이었습니다.
그리고, 어제 주검의 모습으로 고향으로 돌아 왔습니다.
김선일씨의 죽임 당함은 이 땅위에서 평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줍니다. 왜 김선일씨는 죽임을 당해야 했는가? 왜 이라크 전쟁은 일어났는가? 수많은 무고한 생명들이 희생당하면서도, 왜 이라크 전쟁은 끝이 보이지 않는가? 김선일씨의 죽임 당함은 김선일씨 한 개인의 차원을 넘어서, 현재 이라크에 파병되고 있는 우리 피붙이들의 죽임 당함이요, 나아가 그들을 죽임의 땅으로 보낸 한국동포 전체의 죽임 당함이기도 합니다.
또한 김선일씨의 죽임 당함은 그동안 더러운 전쟁으로 이라크에서 왜 죽어야 하는지도 모르며 비참하게 죽어간 수 천 명에 이르는 선량한 이라크 민중의 죽임 당함이요, 동시에 명분 없는 전쟁에 동원되어 목숨을 잃어버린 미군병사들과 다국적군 병사들의 죽임 당함이기도 합니다. 김선일씨의 죽임 당함은 지구촌 차원에서 무소불위한 권력을 휘두르고 있는 기득권 세력에 의해서 무참하게 살해당한 지구촌 민중의 죽임 당함이기도 합니다.
왜 이라크 전쟁이 일어났습니까? 이라크가 9.11테러에 관여했고, 이라크가 대량살상무기를 보유하고 있어 세계평화를 위협한다는 것이 전쟁을 일으킨 명분이었습니다. 그러나 부시 정권의 이러한 전쟁 명분은 그동안 유엔사찰단의 검증과 9.11테러 진상위원회의 철저한 조사 결과 모두 거짓임이 명백하게 드러났습니다. 이라크에 민주주의 국가를 건설하기 위한 것이라는 명분도 거짓임이 드러났습니다. 이라크인 포로를 가장 야만적이고 잔인무도하게 학대하는 이라크 주둔 미군병사의 모습을 보면서 온 세계 민중은 경악을 금하지 못했습니다. 이라크에서 민주주의와 인권을 세우겠다는 미국의 이라크 점령 명분은 아부 그라이브 교도소 담장 안에서 행해진 포로 학대 현장에서 이미 내팽개쳐졌던 것입니다.
에이피텔레비전 뉴스(APTN)에서 공개된 육성에서 김선일씨는 “조지 부시가 진짜 테러리스트이다. 나는 부시가 이라크를 공격한 것은 석유때문이라는 것을 알았다. 미국 캠프에 물건을 배달하긴 했지만, 나는 미국군인들과 부시를 싫어 한다. 이것은 옳지 않다. 미군들은 팔루자와 이라크 전역에서 선량한 이라크인들을 죽이고 있다(한겨레 04.06.25)”고 했습니다.
TV를 보면서, 이라크 포로 학대장면을 보면서, 온 세계 민중이 분노에 떨고 있는 바로 그 시각에, 노무현 정부는 이라크 추가 파병 결정을 재확인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파병에 찬성하는 세력들은 그 명분으로 의리론과 실리론을 들고 있습니다. 무엇이 의리이고 무엇이 실리입니까? 한국전 당시 미군이 도와주었으니까, 미국이 첫째가는 무역수출국이니까, 이라크 파병을 해서 미국을 도와주어야 한다는 것이 의리이고 실리라면, 그런 의리와 실리는 깡패조직의 그것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부시가 벌이고 있는 전쟁이 부도덕하고 불의한 침략전쟁이라는 것을 만 천하가 다 알고 있는 실정에서, 왜 노정권은 부시의 하수인이 되어 3,000명이라는 대규모 병력을 파병하려는 것입니까? 왜 더럽고 부도덕한 전쟁에 스스로 발을 담그면서 아랍민중의 분노를 사고 있는 것입니까? 왜 우리 형제자식들을 전쟁터에 보내고, 왜 선량한 시민 김선일씨를 희생양이 되게 만드는 것입니까?

우리는 인류의 공동선(共同善)과 평화와 공의(公義)를 위해서는 미국과 동맹국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악과 전쟁과 불의를 일삼는 깡패조직과 한 패가 되어 불의한 국가와 동맹국이 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이라크 파병에는 온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명분이 뚜렷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는 파병을 하루속히 철회해야 합니다.
지금 이라크는 전쟁이 종결된 전후상황(전후상황)이 아닙니다. 전쟁 작전중 입니다. 전쟁이 끝나지도 않은 상황에서 무슨 전후 복구지원을 한단 말입니까? 누가 부수었습니까? 도대체 전쟁중에 무엇을 재건하기 위해서 파병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까? 노정권은 이런 수준 이하의 논리로 국민을 기만해서 되겠습니까? 전쟁 상황 하에서 파병을 한다면, 이라크인들의 고의적이거나 또는 우발적인 공격은 필연적입니다. 이에 따른 우리 군의 방어를 위한 공격 자체가 전투로 이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결국 우리는 전쟁 당사국이 되어 그 수렁에 깊이 빠져들게 될 것입니다.
6월23일은 우리 국민이 현정권으로부터 버림을 받은 날입니다. 현정권의 무능력함을 세계만방에 알린 날입니다. 노정권은 부시의 부도덕한 전쟁을 지지하기 위해서 김선일씨를 버렸습니다. 이것이 진실의 알파와 오메가입니다. “한국군은 평화재건을 목적으로 이라크에 간다”는 정부발표를 테러범들이 받아 들일 것이라고 생각했다면, 이 정부는 바보가 아닐수 없습니다. 현재 벌어지고 있는 상황, 이라크인들이 당하고 있는 고통, 부시에 대한 그들의 분노와 굴욕감을 조금이라도 알고 있다면, 노정권이 내거는 명분이 얼마나 공허한 것인지를 알고 있을 것입니다.
세계의 모든 나라가 지금 이라크에서 철수하고 있는 이 상황에서 유독 한국이 세 번째로 많은 병력을 추가로 보내려고 하고 있는 것이 문제입니다. 한국과 이라크는 아무런 원수질 일이 없는데, 부시의 전쟁놀음에 꼭두가시가 되어 김선일씨의 목숨을 바쳐야 했던 약소국의 처지를 생각하면 답답하기만 합니다.
지난 19일 한국은 김선일씨의 목숨이 백척간두에 서 있는 절박한 상황에서 파병방침 불변이라는 선언을 하였습니다. 이 소식을 듣고 테러범들은 김선일씨를 살해했습니다. 도대체 이 정부는 한국인의 정부입니까, 아니면 부시의 정부입니까? 누구를 위해서 있는 정부입니까?
이 노무현을 제가 뽑았습니다. 뽑아 세운 것 때문에 회개해야 할 날이 이처럼 올 줄은 몰랐습니다.
국민의 생명을 최우선적인 가치로 삼고 그것을 보호하는 것이 국가권력의 존재이유가 되어야 하지 않습니까? 이번 사건에서 노정권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정권이 아님을 스스로 드러냈습니다. 국민은 단지 통치의 수단에 불과할 뿐 통치의 목적으로 삼고 있지 않음이 명백합니다. 정부가 추가파병 방침을 확정을 앞두고 납치 문제가 불거지기를 바라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래서 외교부가 납치 정보를 입수했으면서도 적극성을 띄지 않았거나 아니면 일부러 방치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합니다. 현 정부는 과거의 정부들과 마찬가지로 수구적이며 부도덕합니다.
적어도 우리가 주권국가라면 대의명분을 중요시하고, 분명한 철학을 가지고 옳음(시)과 그름(비)을 분별하여 신중하게 행동해야 할 것입니다. 영원한 강대국도 없고, 영원한 약소국도 없습니다. 이것이 세계 역사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이요 진리입니다. 정부는 더 이상 파병의 이율배반적인 명분을 거두고, 이미 파병된 장병들을 조속히 철수시켜 소중한 생명을 희생시켜서는 안 될 것입니다. 제 2, 제 3의 김선일을 만들어선 안 될 것입니다.
“당신의 목숨이 소중하다면, 내 목숨 또한 소중하다” 김선일씨가 죽기 직전 마지막 남긴 유언입니다. 내 목숨이 소중하면, 다른 사람의 목숨도 그만큼 소중하다는 것입니다. 아마도 내 눈에 흙이 들어갈 때까지 김선일씨가 남긴 이 마지막 말은 내 가슴속에 영원히 살아 있을 것입니다. 우리 국민 모두가 가슴 깊이 새겨두고, 그의 죽임 당함을 헛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김선일씨는 죽었으나, 그는 죽지 않았습니다.
비록 김선일씨는 죽었으나, 그는 “지금-이 자리”에서 다시 부활하고 있습니다. 비록 김선일씨는 죽었으나, 그는 이 시간 전쟁을 반대하고 평화를 사랑하는 한국 국민 속에 살아있습니다. 비록 김선일씨는 죽었으나, 그는 이라크에서 무고하게 희생당한 이라크의 민중 속에 살아있습니다. 비록 김선일씨는 죽었지만, 그는 평화를 사랑하는 온 세계의 사람들 가운데서 앞으로 영원히 살아있을 것입니다.

곽대원 기자 mirudami@netian.com 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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