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산 언저리의 아름다운 포구들
작성 : 2006년 05월 12일(금) 13:06 가+가-

망부석, 망향, 망향가, 망궐례……. 바라본다는 것은 대체로 그리움을 나타낸다. 거제도에는 바랄 망(望)자가 들어간 산이 많은데, 남부면의 망산, 공고지의 망산, 율포의 동망산, 성포의 망치산, 장승포의 망산, 덕포동의 강망산, 농소의 망봉산, 외포의 망월산 등이고, 그 외에 망치마을의 망치고갯길이 있다.
이 중에서 그리움을 나타내는 것은 달을 그리는 망월산 뿐이고, 나머지는 지킨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나라의 변방으로서 왜구의 침입에 얼마나 시달렸으면 망을 지키는 산이 거제도 곳곳에 있겠는가?
많은 망산 중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아름다운 곳은 남부면 홍포마을 뒷산으로 높이가 397미터이다. 이 망산을 오르는 길은 여러 갈래인데, 가장 짧은 코스는 홍포에서 정상까지 30분이 소요되어 왕복 1시간이 걸린다.
가장 긴 등산로는 다포마을과 저구마을 사이의 고갯길에 위치한 주유소에서 오른다. 등산로에 들어서면 섬오미자, 멀꿀, 후박나무 등의 상록수들이 녹색 잎을 흔들어 반가운 손짓을 한다. 주유소에서 처음 봉우리의 정상(269미터)에 오르는 길에는 멀리 갈곳반도와 다대와 다포마을이 훤히 내려다보인다.
처음 봉우리(269미터)에서 북쪽을 바라보면 명사해수욕장이 눈앞에 다가온다. 다시 골짜기로 내려서 두 번째 봉우리(315미터)에 올라 숨을 몰아 쉰 다음, 세 번째 봉우리(359미터, 내봉산으로 부르기도 함)로 가는 길의 중간에 여차마을에서 올라오는 등산로와 만나게 된다. 험한 고개 길을 올라서면 세 번째 봉우리가 나타난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대소병대도의 전경이 가장 아름답다. 다시 길을 떠나 네 번째 봉우리(315미터, 해미장골등이라고도 함)에 올라서 잠시 숨을 고른 다음, 정상을 향해 골짜기를 내려갔다 올라간다. 망산 정상(397미터)에 올라서면 북서쪽으로는 통영의 추봉도, 용호도, 죽도, 한산도가, 서쪽으로는 망산반도가 뻗쳐 있고 그 옆에 장사도, 대덕도, 남서쪽으로는 가오도, 통영의 매물도가 보인다. 망산 표지석 뒷면에는 천하일경(天下一景)이라는 구절이 적혀 있다.
망산의 정상에는 기암괴석들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데, 이를 홍포 만물상이라고 한다. 정상에서 북쪽으로 난 등산로를 따라 비탈길을 내려오면 명사해수욕장을 만나게 된다. 특히 이 길은 비탈길이 험하지만 후박나무가 많이 자라고 있다. 주유소에서 명사해수욕장까지의 거리는 약 7킬로미터이고 처음의 위치로 되돌아가는데 약 4시간이 걸린다.
망산을 등산하고 나서 차를 타고 망산 언저리를 돌아보자. 정상에서 느꼈던 다도해의 아름다운 여운을 해변에서 다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다포 고갯길에서 다포마을로 거쳐 산을 넘으면 바닷가에 우뚝 솟은 봉우리를 만나게 되는데, 이 산이 천장산(276미터)이다.
이 산의 정상에는 하늘에 제사지내는 천장산신단이 있었는데, 일본군이 러일전쟁을 대비하여 포대진지를 만들면서 신단을 마을로 옮기게 된다. 지금도 산의 정상에는 그때 만든 포대진지가 완벽하게 남아 있다.
또 이곳은 일제시대에 우리나라의 토지 측량을 하면서 대마도에서 가장 먼저 기준점을 잡은 곳이다. 역사의 흔적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는 천장산 주변의 갯바위는 낚시터로 유명하여 사철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
여차해변은 거제도의 최남단에 위치하는데, 길이 400미터로 몽돌해수욕장이다. 여차(汝次)의 의미는 대소병대도를 바라보고 지킨다는 뜻이다. 물이 맑고 깨끗한 청정해역으로 이곳에서 난 돌미역은 특산물 중 하나이다. 대소병대도와 어울려진 이곳의 풍광은 아름다워 영화와 드라마 촬영지로 자주 이용되고 있다.
특히 천년의 사랑을 그린 은행나무침대에서 궁중악사 종문과 미단공주가 사랑의 아픔을 견디지 못하고 가야금을 물에 띄워 보내고, 황장군이 종문의 목을 자르는 장면을 촬영했던 곳도 이곳이다.
여차에서 홍포로 가는 길은 비포장도로인데, 1981년 망산과 천장산의 허리를 잘라 만들었다. 자가용이 서로 피하기에도 좁은 길이지만, 옛날 시골길의 운치를 느낄 수 있는 좋은 길이면서, 차가 만났을 때 양보하고 격려하면서 정을 나눌 수 있는 길이다.
좁은 길을 운전하다보면 갑자기 절벽 부분에서 넓게 펼쳐진 바다가 나타난다. 그리고 그 바다에 점점이 그려진 한 폭의 다도해를 만나게 된다. 이 섬들이 대소병대도인데, 이곳의 주인은 흑염소들이다.
대소병대도는 거제도의 남쪽 끝으로서 여기에 자라는 희귀식물에는 새덕이, 맥문아재비, 개족도리, 백서향, 거제딸기, 황칠나무 등이 있다. 대소병대도에서 서쪽으로 멀리 조선시대에는 거제도의 외금강으로 불린 소매물도의 등대가 ‘이 섬으로 오라’고 손짓하고 있다.
홍포(虹浦)는 무지개포라고도 한다. 무지개를 타고 선녀가 춤을 추었다는 홍포는 거제도에서 낙조가 가장 아름다운 곳이다. 특히 바다 속으로 떨어지는 낙조는 겨울철에 만날 수 있는데, 그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마음과 몸이 해와 같이 바다로 쏠려 들어가는 느낌을 받게 된다.
대포와 근포를 지나면 명사해수욕장이 나온다. 명사(明沙)해수욕장은 맑은 물과 고운 모래로 이루어져 있다. 이곳은 수심이 얕고 파도가 약하여 해수욕을 즐기기에 좋은 곳이다. 특히 이곳에는 곰솔 방풍림이 조성되어 있어 시원함을 더한다. 일몰이 지는 저녁에 하얀 옷을 흔들며 앉아있는 괭이갈매기의 모습이 일품인데, 다가가 쫓으면 고양이 울음소리를 내지르면서 다시 그곳에 내려앉는다.
갈매기 울음소리를 뒤로 하면 망산 언저리에 위치한 아름다운 포구들의 기행은 끝이 난다. 기행이 끝나는 순간 여러분들에게 있어 망산은 그리움의 산이 되는 것이다. 지금의 망산은 왜구의 침입을 지키는 산이 아니라 너무나 애틋하게 가슴에 새겨둔 그리움의 산인 것이다.
김철수 소개
김철수는 경남 산청의 지리산 자락에서 태어났다.
2000년 국립경상대학교 대학원에서 식물생태학을 전공하여 박사학위를 받았다. 늪과 갯벌의 식물생태에 관한 연구를 하면서 체험학습자료 개발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교육 및 식물생태학 관련 연구논문으로 40여 편이 있고, 여러 학술 및 연구 조사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현재 거제중앙고등학교에서 생물을 가르치고 있고, 2003년 행정자치부 신지식인에 선정되었다.
주요 논문에는 ‘박실늪의 퇴적과 교란에 따른 수생 및 습생관속식물의 군집동태와 생산성’, 저서로는 ‘늪 푹 빠진 내 친구야’(공저, 꿈소담이, 2004), ‘거제도’(대원사, 2006)가 있다.
김철수 기자 kcs1217@hanmail.net 기사 더보기
이 중에서 그리움을 나타내는 것은 달을 그리는 망월산 뿐이고, 나머지는 지킨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나라의 변방으로서 왜구의 침입에 얼마나 시달렸으면 망을 지키는 산이 거제도 곳곳에 있겠는가?
많은 망산 중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아름다운 곳은 남부면 홍포마을 뒷산으로 높이가 397미터이다. 이 망산을 오르는 길은 여러 갈래인데, 가장 짧은 코스는 홍포에서 정상까지 30분이 소요되어 왕복 1시간이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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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긴 등산로는 다포마을과 저구마을 사이의 고갯길에 위치한 주유소에서 오른다. 등산로에 들어서면 섬오미자, 멀꿀, 후박나무 등의 상록수들이 녹색 잎을 흔들어 반가운 손짓을 한다. 주유소에서 처음 봉우리의 정상(269미터)에 오르는 길에는 멀리 갈곳반도와 다대와 다포마을이 훤히 내려다보인다.
처음 봉우리(269미터)에서 북쪽을 바라보면 명사해수욕장이 눈앞에 다가온다. 다시 골짜기로 내려서 두 번째 봉우리(315미터)에 올라 숨을 몰아 쉰 다음, 세 번째 봉우리(359미터, 내봉산으로 부르기도 함)로 가는 길의 중간에 여차마을에서 올라오는 등산로와 만나게 된다. 험한 고개 길을 올라서면 세 번째 봉우리가 나타난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대소병대도의 전경이 가장 아름답다. 다시 길을 떠나 네 번째 봉우리(315미터, 해미장골등이라고도 함)에 올라서 잠시 숨을 고른 다음, 정상을 향해 골짜기를 내려갔다 올라간다. 망산 정상(397미터)에 올라서면 북서쪽으로는 통영의 추봉도, 용호도, 죽도, 한산도가, 서쪽으로는 망산반도가 뻗쳐 있고 그 옆에 장사도, 대덕도, 남서쪽으로는 가오도, 통영의 매물도가 보인다. 망산 표지석 뒷면에는 천하일경(天下一景)이라는 구절이 적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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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산의 정상에는 기암괴석들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데, 이를 홍포 만물상이라고 한다. 정상에서 북쪽으로 난 등산로를 따라 비탈길을 내려오면 명사해수욕장을 만나게 된다. 특히 이 길은 비탈길이 험하지만 후박나무가 많이 자라고 있다. 주유소에서 명사해수욕장까지의 거리는 약 7킬로미터이고 처음의 위치로 되돌아가는데 약 4시간이 걸린다.
망산을 등산하고 나서 차를 타고 망산 언저리를 돌아보자. 정상에서 느꼈던 다도해의 아름다운 여운을 해변에서 다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다포 고갯길에서 다포마을로 거쳐 산을 넘으면 바닷가에 우뚝 솟은 봉우리를 만나게 되는데, 이 산이 천장산(276미터)이다.
이 산의 정상에는 하늘에 제사지내는 천장산신단이 있었는데, 일본군이 러일전쟁을 대비하여 포대진지를 만들면서 신단을 마을로 옮기게 된다. 지금도 산의 정상에는 그때 만든 포대진지가 완벽하게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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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곳은 일제시대에 우리나라의 토지 측량을 하면서 대마도에서 가장 먼저 기준점을 잡은 곳이다. 역사의 흔적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는 천장산 주변의 갯바위는 낚시터로 유명하여 사철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
여차해변은 거제도의 최남단에 위치하는데, 길이 400미터로 몽돌해수욕장이다. 여차(汝次)의 의미는 대소병대도를 바라보고 지킨다는 뜻이다. 물이 맑고 깨끗한 청정해역으로 이곳에서 난 돌미역은 특산물 중 하나이다. 대소병대도와 어울려진 이곳의 풍광은 아름다워 영화와 드라마 촬영지로 자주 이용되고 있다.
특히 천년의 사랑을 그린 은행나무침대에서 궁중악사 종문과 미단공주가 사랑의 아픔을 견디지 못하고 가야금을 물에 띄워 보내고, 황장군이 종문의 목을 자르는 장면을 촬영했던 곳도 이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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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차에서 홍포로 가는 길은 비포장도로인데, 1981년 망산과 천장산의 허리를 잘라 만들었다. 자가용이 서로 피하기에도 좁은 길이지만, 옛날 시골길의 운치를 느낄 수 있는 좋은 길이면서, 차가 만났을 때 양보하고 격려하면서 정을 나눌 수 있는 길이다.
좁은 길을 운전하다보면 갑자기 절벽 부분에서 넓게 펼쳐진 바다가 나타난다. 그리고 그 바다에 점점이 그려진 한 폭의 다도해를 만나게 된다. 이 섬들이 대소병대도인데, 이곳의 주인은 흑염소들이다.
대소병대도는 거제도의 남쪽 끝으로서 여기에 자라는 희귀식물에는 새덕이, 맥문아재비, 개족도리, 백서향, 거제딸기, 황칠나무 등이 있다. 대소병대도에서 서쪽으로 멀리 조선시대에는 거제도의 외금강으로 불린 소매물도의 등대가 ‘이 섬으로 오라’고 손짓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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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포(虹浦)는 무지개포라고도 한다. 무지개를 타고 선녀가 춤을 추었다는 홍포는 거제도에서 낙조가 가장 아름다운 곳이다. 특히 바다 속으로 떨어지는 낙조는 겨울철에 만날 수 있는데, 그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마음과 몸이 해와 같이 바다로 쏠려 들어가는 느낌을 받게 된다.
대포와 근포를 지나면 명사해수욕장이 나온다. 명사(明沙)해수욕장은 맑은 물과 고운 모래로 이루어져 있다. 이곳은 수심이 얕고 파도가 약하여 해수욕을 즐기기에 좋은 곳이다. 특히 이곳에는 곰솔 방풍림이 조성되어 있어 시원함을 더한다. 일몰이 지는 저녁에 하얀 옷을 흔들며 앉아있는 괭이갈매기의 모습이 일품인데, 다가가 쫓으면 고양이 울음소리를 내지르면서 다시 그곳에 내려앉는다.
갈매기 울음소리를 뒤로 하면 망산 언저리에 위치한 아름다운 포구들의 기행은 끝이 난다. 기행이 끝나는 순간 여러분들에게 있어 망산은 그리움의 산이 되는 것이다. 지금의 망산은 왜구의 침입을 지키는 산이 아니라 너무나 애틋하게 가슴에 새겨둔 그리움의 산인 것이다.
김철수 소개
김철수는 경남 산청의 지리산 자락에서 태어났다.
2000년 국립경상대학교 대학원에서 식물생태학을 전공하여 박사학위를 받았다. 늪과 갯벌의 식물생태에 관한 연구를 하면서 체험학습자료 개발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교육 및 식물생태학 관련 연구논문으로 40여 편이 있고, 여러 학술 및 연구 조사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현재 거제중앙고등학교에서 생물을 가르치고 있고, 2003년 행정자치부 신지식인에 선정되었다.
주요 논문에는 ‘박실늪의 퇴적과 교란에 따른 수생 및 습생관속식물의 군집동태와 생산성’, 저서로는 ‘늪 푹 빠진 내 친구야’(공저, 꿈소담이, 2004), ‘거제도’(대원사, 2006)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