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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산 대흥란 9개체 굴취… "시범이식 실패 덮으려는 꼼수"
전문가그룹 참관 아래 뿌리 생존 여부 확인… 거제시·낙동강청 등에 책임 촉구
작성 : 2026년 11월 02일(월) 12:16 가+가-
거제남부관광단지 개발사업의 선결 조건인 멸종위기 식물 대흥란 시범이식 성공 여부를 놓고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

전문가그룹이 참관한 가운데 노자산 현장에서 시범이식한 대흥란 9개체를 굴취하자, 노자산지키기시민행동이 "이식 실패를 덮기 위한 행위"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노자산지키기시민행동은 지난달 30일 긴급 성명을 내고 "전문가그룹이 거제시 공무원과 사업자인 경동건설 직원 등 수십 명을 대동해 시범이식한 대흥란 9개체를 굴취했다"며 "뿌리가 살아 있는지만 육안으로 확인해 이식 성공 여부를 판단하려는 것은 전문가다운 방식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시민행동에 따르면 이날 현장에 참석한 전문가그룹 관계자는 굴취 목적에 대해 "개화 여부는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지만, 실제 살아 있으면서 내년이나 내후년에 개화할 수도 있어 뿌리를 확인하는 것"이라며 "굴취한 9개체의 뿌리가 살아 있는지를 육안으로 판단하는 것이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또 시범이식의 성공 여부를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것은 전문가그룹의 역할이 아니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시민행동은 이 같은 설명이 시범이식의 기본 취지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단순히 뿌리가 살아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이식한 대흥란이 안정적으로 생장하고 번식할 수 있는지를 과학적 기준으로 검증하는 것이 시범이식의 목적이라는 주장이다.

특히 시민행동은 시범이식한 대흥란 39촉 가운데 올해 꽃을 피운 것은 1촉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반면 노자산 자생지에서는 1000여 촉이 개화했다며 이식 결과가 현저하게 차이가 난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대흥란이 땅속 줄기에 영양분을 저장하는 특성이 있어 이식 후 2~3년 동안은 뿌리가 살아 있거나 꽃을 피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굴취한 뿌리의 생존 여부만으로 이식 성공을 판단해서는 안 되며, 이식 당시와 비교한 생장 상태와 고사·축소 여부 등을 정밀하게 분석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시범이식 과정의 객관성도 문제 삼았다. 시민행동은 이식 당시 사진과 영상 등 객관적인 자료가 있다면 거제시가 즉각 공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식 과정에 대한 자료가 없다면 현재 확인되는 개체가 실제 옮겨 심은 것인지, 해당 장소에 원래 자생하던 것인지 구분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거제남부관광단지 조성사업은 경동건설이 남부면 탑포리와 동부면 율포리 일대에 추진하는 대규모 관광개발사업이다.

사업 예정지에 멸종위기 식물인 대흥란이 확인되면서 낙동강유역환경청은 환경영향평가 협의 과정에서 대흥란 일부를 자생지로 옮겨 심고 최소 2년 이상 생존 여부를 확인하도록 조건을 제시했다. 시범이식 결과는 사업 추진의 주요 변수로 꼽혀 왔다.

시민행동은 이번 굴취를 계기로 전문가그룹의 구성과 판단 기준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전문가그룹은 지난 3년간 구성원이 바뀌었지만 시범이식의 성공과 실패를 가를 구체적인 기준을 공개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단체는 성명에서 전문가그룹에 시범이식 실패를 인정할 것을 요구하는 한편, 낙동강유역환경청에는 환경영향평가 협의 취소를, 경남도에는 거제남부관광단지 지정고시 철회를 촉구했다. 거제시에도 시범이식 과정의 사진과 영상 등 관련 자료를 공개하고 사업 추진 과정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노자산지키기시민행동은 32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돼 있으며, 이번 성명에는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도 참여했다.
<긴급 성명>
 
대흥란전문가그룹의 상식이하 대 사기극을 규탄한다!
 
수려한 자연경관을 정복의 대상으로, 돈벌이 수단으로만 보는 토건사업가에게 결코 포기란 없는 듯 하다. 개발업자의 탐욕에 영합해 학자로서의 양심과 소신을 내팽개친 소위 전문가그룹의 행태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 개발업자와 한 몸이 되어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거제시, 전략환경영향평가서는 ‘거짓 의결’돼 사실상 불법적으로 관광단지를 지정 고시한 경남도, 국토 난개발을 막고 자연생태환경을 지켜야 할 책무를 망각하고 불법 개발에 명분과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 낙동강유역환경청, 이들은 모두 한통속으로 움직이고 있다.
 
환경영향평가 대행업체의 위법행위가 대법원 판결로 확정돼 개발 명분이 사라진 노자산 골프장 개발사업. 낙동강청은 대흥란 시범이식이라는 전례 없는 방법을 제시함으로써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해 줬다. 2년간의 대흥란 시범이식 결과는 우리 단체가 누차 밝혔듯이 최종적으로 실패했음이 드러났다. 객관성과 투명성을 찾아볼 수 없는 시범이식 과정 자체도 문제투성이지만, 시범이식한 대흥란 39촉 중 단 1촉만이 올해 개화한 것으로 확인됐다. 노자산 대흥란 자생지에서 1천여 촉이 개화했음에도 이 같은 결과는 시범이식이 명백히 실패한 것임을 증명한다.
 
그런데 오늘, 참으로 놀라운 상황이 노자산에서 벌어졌다. 대흥란 시범이식의 성공 여부를 결정할 전문가그룹은 지난 3년간 자격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두 명이 바뀌고 한 명이 추가돼 현재 5명으로, 최근까지 시범이식 성공과 실패의 판단 기준이 무엇인지도 밝히지 못하고 있다. 문제의 전문가그룹이, 기상천외한 방안을 찾아냈고 오늘 노자산에서 실행에 옮겼다. 오늘 오전 9시경 전문가그룹은 거제시 공무원과 사업자인 경동건설 직원 등 수 십 명을 대동해 대흥란 9개체를 굴취했다. 시범이식한 대흥란이 올해 개화하지 않아 전전긍긍하던 전문가그룹은 대흥란 뿌리를 굴취해 살아있으면 이식이 가능하다는 결론을 도출하기 위한 의도로 추정된다.
 
오늘 현장에 참석한 전문가그룹 중 한 명이 “시범이식이 며칠에 걸쳐 진행됐고 전문가그룹에서 모두 참관했다”, “시범이식 과정에 대한 사진, 영상 등 객관적 자료가 있고 직접 확인했다“, ”개화 여부는 시각적으로 확인 가능하지만, 실제 살아있으면서 내년 또는 내후년에 개화할수도 있어 뿌리를 굴취해 확인하는 것이다“, ”오늘 굴취한 9개체의 뿌리가 살아있는지 육안으로 판단하는 것이 우리 역할이다“, ”우리는 오직 뿌리가 살아 있는지만 판단할 뿐 시범이식의 성공 여부를 종합적으로 판단하지 않는다“ 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지금까지 확인된 내용과 상반되어 그 진위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시범이식 과정에 대한 객관적 자료가 있다면 거제시는 즉각 그 자료를 공개해야 한다. 만약 자료가 없어 공개하지 못한다면, 우리 단체에서 누차 제기했듯이 시범이식된 개체인지 그곳에 자생하던 개체인지 확인할 방법이 없으므로 대흥란 시범이식은 전면 무효이다. 객관적 자료가 공개되어 실제 시범이식을 하였음이 인정된다 하더라도, 땅을 파보니 뿌리가 살아있었다 하여 시범이식 성공이라 한다면, 이는 대흥란의 생태에 대한 몰상식과 무지를 스스로 폭로하는 것에 다름아니다. 대흥란은 땅속 줄기에 영양분을 저장하고 있어 이식 후 2~3년은 꽃이 필 수도 뿌리가 살아있을 수도 있다는 것이 정설이기 때문이다.
 
대흥란 시범이식은 단순히 이식 2년 후 뿌리가 살아있는지를 확인하자는 것이 아니다. 이식 후 안정적으로 생장, 번식이 가능한지를 엄밀한 기준에 의해 판단하고자 하는 것이 기본적 취지라 할 수 있다. 굴취된 뿌리의 상태가 어떠한지, 이식 당시보다 얼마나 생장했는지 고사나 축소됐는지 등 정밀한 분석이 필요함에도, 현장에서 눈대중으로 판단하는 것이 과연 전문가다운 방식이라 할 수 있겠는가! 멸종위기종의 보존 여부가 달려있는 중차대한 실험이기에 모든 과학적 방법을 총동원해도 부족할 판에 이런 어처구니없는 방법으로 대흥란 시범이식이 성공했다 한다면, 과연 어느 누가 인정할 수 있겠는가! 전문가 그룹은 오늘의 행위가 학자로서, 전문가로서 양심과 소신에 따른 것인지, 후학들에게 부끄러운 모습은 아닌지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돈에 눈이 먼 개발업자, 개발지상주의에서 헤어나지 못한 지자체장, 자신의 책무를 망각한 국가공무원, 소신 없는 전문가에게 개발은 여전히 공익이고 최우선 가치인 듯 하다. 그들에게는 생태관광도 지속가능한 발전도 기후위기 대응도 현실성 없는 한낱 잠꼬대일 뿐이다. 우리는 노자산지키기운동을 지지하고 응원하는 시민 및 국민들과 함께 끝까지 싸워나갈 것이다. 사업자에게 휘둘려 멸종위기종 대흥란을 두 번 죽이는 전문가그룹과 거제시, 그리고 낙동강청의 책임을 끝까지 물을 것이다. 자연생태환경은 그 안에 살고 있는 모든 생명이 주인이며, 사회구성원 모두의 공유자산으로, 결코 사적 이익을 위한 대상일 수 없다. 더욱이 법치주의 사회라면 최소한의 법과 절차를 무시한 개발이 더 이상 용인될 수 없는 건 너무도 당연하다.
 
전문가 그룹은 더 이상 꼼수 부리지 말고 대흥란 시범이식 실패 인정하라!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직무유기 인정하고 환경영향평가 협의 취소하라!
경남도는 거제남부관광단지 지정고시 즉각 철회하라! 
 
2026년 10월 30일
 노자산지키기시민행동, (사)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
조은옥 기자 기사 더보기

newsmorni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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