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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해저터널 건설 '논란'
작성 : 2004년 03월 22일(월) 00:00 가+가-
아시아대륙 31개국을 잇는 '아시아고속도로'가 구체화하면서 한국과 일본을 연결하는 해저터널에 대한 관심이 급부상하고 있다.
오는 4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는 유엔 아시아ㆍ태평양경제사회위원회( ESCAP) 연례회의에서 아시아고속도로와 관련한 다국간 협정이 체결되면 한ㆍ일간 해저터널 논의도 어떤 형태로든 중장기적으로 검토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본격적인 협상에 들어간 한ㆍ일 자유무역협정(FTA)과 맞물리면서 동북아 경제공동체와 관련해 충분히 검토할 만한 과제라는 점에선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본은 오래전부터 민간차원에서 꾸준하게 연구가 이뤄진 상태고, 한국도 최근 정치권에서 이와 관련한 언급들이 점차 고개를 들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27일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은 한ㆍ일간 경제교류 활성화를 위해 거제도와 일본 규슈를 잇는 해저터널 건설을 제안했다.
정 의장은 "한ㆍ일 해저터널은 경제성에 의문은 있지만 동북아 중심시대 도래를 감안해 이 지역의 주요 비전으로 추진할 명분이 있다"고 밝혔다.
또한 노무현 대통령 경제특보인 김혁규 열린우리당 상임위원도 한ㆍ일 해저터널 건설에 대해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져 동북아 물류중심 국가를 표방하고 있는 현 정부에서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김혁규 경제특보는 지난해 9월 일본에서 열린 한ㆍ일 해협 연안 시ㆍ도 지사 교류회의에 경남지사로 참석해 '한ㆍ일 해저터널 건설을 위한 공동연구회' 설립을 제안한 적이 있다.
당시 김 특보는 "양국 정부 일부에서 제한적으로 논의되고 민간 수준의 검토에 머물고 있는데 지방정부 차원의 공감대 형성과 능동적인 역할이 요구된다"면서 "(터널이 건설되면) 교통 접근성과 물류비 절감 등 수백조원의 파급효과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작 주무부서인 건설교통부는 공식적인 언급을 일체 자제하고 있어 정부 내에 미묘한 시각차가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건교부 관계자는 "아시아고속도로와 관련해선 부산까지만 연결되는 것으로 이미 결정이 난 사항"이라며 "모든 도서국가와 대륙의 연결은 페리로만 이뤄지는 것으로 확정된 상태이기 때문에 한ㆍ일 해저터널에 대한 논의 자체가 불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막대한 건설비에 대한 부담과 함께 동북아 물류중심이 자칫 한국에서 일본으로 옮겨가는 역효과도 있다며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또 다른 건교부 관계자는 "우리가 굳이 먼저 해저터널 얘기를 꺼낼 필요가 전혀 없다"면서 이와 관련한 거론 자체가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사실 '한ㆍ일 해저터널' 문제는 건교부가 절대 공개적으로 거론해선 안되는 일종의 금기사항처럼 돼 있다.
◇일본 대륙진출 교두보=일본은 이미 80년대 초반부터 한ㆍ일 해저터널 문제에 관심을 갖고 꾸준한 연구가 이뤄진 상태다.
지난 99년 전세계를 연결하는 고속교통망 프로젝트를 발표했는데 핵심이 한ㆍ일 해저터널이다. 일본열도와 한반도 시베리아 유럽까지 대륙을 연결하는 시발점이기 때문이다.
특히 2000년 9월 모리 요시로 일본 총리가 아시아ㆍ유럽정상회담(ASEM) 오찬석상에서 "한국과 일본을 잇는 해저터널을 만들어 아셈철도로 이름을 붙이자"고 밝혀 이 문제를 본격적으로 언급하기 시작했다.
일본은 국제하이웨이프로젝트를 21세기 실크로드로 규정하고 그 출발점을 나라(奈良)로 두고 중국의 인구와 자연자원을 일본의 기술과 자본에 연결시키기를 원하고 있다. 또한 도쿄에서 런던까지 2만㎞에 달하는 국제고속도로망의 핵심은 단연 한ㆍ일 해저터널로 보고 있다.
◇한ㆍ일 해저터널 득될까 해될까=최근까지 한ㆍ일 해저터널에 대한 시각은 조심스럽지만 긍정적인 해석이 많았다.
터널이 개통돼 한국과 일본이 연결되면 한국은 동북아 물류중심지로 부상할 수 있어 최대 수혜국이 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또한 제한된 건설물량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건설업계로서도 새로운 건설수요 창출과 기술 수준 향상까지 꾀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특히 4월 개통되는 고속철도망을 일본까지도 확대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일부에선 오히려 동북아 물류중심국가 프로젝트에 해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고개를 들고 있다.
부산항 역할이 오히려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요코하마나 고베까지 육로로 연결되면 중국이나 한국의 대미 수출물량을 굳이 부산항 보다는 일본에서 출발시키는 게 나을 수 있다는 얘기다.

모닝뉴스 기자 webmaster@morningnews.or.kr 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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