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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따라7백리]아름다움이 더하는 거제질청
거제 동헌(東軒)의 부속건물 질청
1926년부터 56년 동안 거제등기소로 사용
작성 : 2004년 04월 19일(월) 00:00 가+가-

지난 1663년, 당시 현령 이동구가 동헌을 현 위치로 이전하면서 함께 건립했다.

대지에는 새생명들이 불쑥 고개를 내밀고 또다른 계절이 왔음을 알려준다. 푸른빛을 더해가고 있는 산자락.

풀잎들은 따사로운 햇살을 받으며 불어오는 봄바람을 느끼고 있다. 아름다움이 더하는 4월 옛 선조들이 남긴 전통건축물 만큼 어울리는 것이 또 있을까.

거제면사무소 아래쪽, 조선시대 때 객사로 사용되던 기성관과 축을 이루며 서 있는 거제질청(巨濟秩廳). 거제 동헌(東軒)의 부속건물이던 질청은 지난 1663년, 당시 현령 이동구가 동헌을 현 위치로 이전하면서 함께 건립한 것으로 현재 행정사무실 또는 도서관 같은 용도로 사용되던 곳이다.

거제 질청은 총 27칸으로 이뤄진 ㄷ자 형태의 건축물이다
고을 원님의 자녀들을 위한 '강학' 공간으로 이용되기도 한 이곳은 1910년 한일 합병조약 체결 이후, 거제 현아는 없어지고 이 건물은 1926년부터 56년 동안 거제등기소로 사용됐다. 경남도 지정 유형문화재 제146호로 지정돼 있는 거제질청은 지난 82년 전면해체, 3차에 걸친 복원공사를 거쳐 현재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거제군지'에 의하면 해체 복원 이전의 모습이 '우진각'의 다포계 집이었던 것으로 기록하고 있으나 현재는 '팔작지붕'에 주두나 포작을 갖추지 않은 민도리 형태로 복원됐다. 당시 상황을 알 수 있는 사진이나 사료의 부족으로 '거제군지'의 기록이 잘못됐는지 복원의 오류인지 알 수 없어 애석하다.

중앙 대청 뒷편에 판문을 단 개방형 구조
총 27칸으로 이뤄진 ㄷ자 형태로 중앙에 공사용 대청을 두고 양 익사(날개부분)에 주거용 방을 배치했다.

특히, 전면 5칸 측면 3칸, 총 15칸이 넘는 중앙 대청은 현존하는 전통건축물에서 그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형식으로 당시 거제현이 국가적으로 매우 중요하게 인식된 것으로 추정된다.

규모면에서도 특이하지만 평면 구성을 볼때 대규모 중앙 대청의 양 익사에 여러개의 방들을 다채롭게 배치하고 방 전후에도 퇴(退)를 설치해 마루를 깔았다.

방 전후에도 퇴(退)를 설치해 마루를 깔았다.
막돌 초석위에 원기둥을 세우고 5량가 형식으로 건립된 질청은 기둥의 지름이 50cm 이상이고 주간이 3m에 이르는 대규모 건축물이다.
또한 중앙 대청 뒷편에는 판문을 단 개방형 구조로 일사와 통풍이 매우 유리하며 퇴간을 설치해 대청 공간을 보다 넓게 사용할 수 있다.

'질청'이라는 명칭은 군아에서 아전이 일을 보던 청사를 일컫는 '길청'의 경상도 지역방언으로 조선후기 작성된 '거제도원'의 기록을 토대로 지난 96년 '거제동헌'에서 변경됐다. 고건축 전문가들은 건물 뒷편에 위치하는 기성관과 질청이 거제 동헌(東軒)의 일각을 이루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에따라 두 건물을 하나의 영역으로 묶고 철저한 고증을 바탕으로 기타 부속 건물까지 복원된다면 조선중기 관아건축의 모습을 잘 보여주는 문화재로서 학술적인 가치가 높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가장 화려하고 아름다운 '팔작지붕'

한국 목조건축의 지붕은 박공지붕(맞배지붕), 모임지붕(우진각지붕), 합각지붕(팔작지붕) 등 세가지 유형이 주류를 이루며 이외에도 삿갓, 육각, 다각지붕 등이 있다.

지붕 구조 발전과정은 설치가 가장 간편한 '박곡지붕'이 먼저 쓰였고, 그 다음 처마의 필요성과 합각벽의 처리 등에 유용한 '모임지붕'이 이용됐다. 그리고 이 두 유형이 절충돼 '합각지붕'으로 발전된 것으로 보는 견해가 유력하다.

박곡지붕은 건물 모서리에 추녀가 없고 용마루까지 측면벽이 삼각형으로 된 지붕으로 비교적 소규모로 간소하게 만드는 건물에 사용된다. 봉정사 극락전, 수덕사 대웅전 등이 박곡지붕 형식으로 내부 가구구조가 매우 아름답다.

거제질청은 지난 82년 전면해체, 3차에 걸친 복원공사를 거쳐 현재에 이르고 있다
박곡지붕이 발전된 형태인 모임지붕은 추녀마루가 지붕마루에 합쳐지게 된 것으로 건물 사면에 처마를 두고자 할 때 사용된다.

처마가 높은 대규모 건물에 이용되는 합각지붕은 지붕 위에 까치박공이 달린 삼각형 벽이 있는 지붕으로, 처마 끝은 모임지붕처럼 되고 용마루 부분에 삼각형의 벽을 만든 형태로, 가장 화려하고 아름답다. 부석사 무량수전, 불국사 대웅전 등이 합각지붕의 형태로 건립됐다.

거제질청 기사는 권세영 전문기자(건축계획학 석사)가 지난 99년 새거제신문에 소개한 바 있으며 새거제신문사의 양해 아래 게재한다. 거제질청의 최근 모습은 윤광룡 기자가 카메라에 담았다.
글 권세영/사진 윤광룡 기자 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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