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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봄 아쉬워 몸으로 우는 동백꽃
작성 : 2006년 04월 29일(토) 14:54 가+가-
그 섬에 가고 싶다. 그리고 그 섬에서 쉬고 싶다…….

섬은 현재의 삶에서 벗어날 수 있는 피난처이면서 동시에 새로운 삶이 시작되는 공간이다. 안개 속에 묻힌 원시림을 그대로 간직한 천혜의 자연휴양림 동백섬 지심도에서 잃어버린 우리를 찾는 시간을 가져 본다.


거제도에는 많은 섬들인 있는데, 동백섬하면 지심도이다. 한때 울창한 숲이 우거져 있다하여 지삼(只森)이라고 불리다가, 하늘에서 바라본 섬의 모양이 마음 심자를 닮아 지심(只心)도라 불린다. 그렇지만 최근에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방문하면서 마음은 이곳에 머물고 싶고 몸은 떠나야 하니, 마냥 떠 날 수 없어 마음을 남긴다는 지심(止心-기자의 생각)도가 되었다.

지심도의 아름다움은 이름에 나타난 것처럼 아름답고 잘 가꾸어진 상록숲과 다양한 소리를 내는 여러 종류의 새들에 있다. 상록숲은 주로 동백나무와 후박나무로 이루어져 있고, 그 외에도 생달나무, 녹나무, 참식나무, 까마귀쪽나무, 맹종죽 등이 있다.

특별히 이곳은 동백꽃으로 유명한데, 우리나라에서 동백꽃 하면 여수 오동도의 동백, 그 다음이 지심도의 동백이다. 11월부터 꽃망울을 터뜨린 동백꽃은 다음해 5월까지 꽃을 피우는 곳으로 거제도의 여러 섬 중 가장 아름다운 섬이다. 이곳의 숲은 약 60%가 동백나무로 구성되어 있는데, 한아름이 넘는 나무들도 많다. 동백꽃을 보기에 가장 좋은 때는 3월경인데, 동백꽃이 떨어져 오솔길은 아름다운 융단을 이루고 있다.


아직도 자연스러움이 구석구석에 남아있는 지심도는 최근에 와서 영화나 드라마의 촬영 장소로 많이 이용되고 있는데, 대표적인 것으로 영화 ‘로망스’가 있다. 지심도는 일운면 옥림리에 속한 섬으로 지세포항의 입구를 막아 천연항을 만들어 주는 역할을 하였다.

그렇지만 지심도로 가는 배는 장승포항(682-2233)에서 출발하고 있다. 지금부터 고려호를 타고 망망대해에 떠 있는 가랑잎 모양을 한 지심도로 가보자. 섬에 가는 배는 3월부터 11월까지는 오전 8시30분, 10시30분, 오후 12시30분, 2시30분, 4시30분에 있다. 왕복 요금은 어른이 7천원이고 어린이는 50% 할인을 받는다.

지심도의 선착장에 도착하면 섬의 교통수단인 오토바이를 개량한 작은 차를 만날 수 있다. 짐은 차에 실어 보내고 한가한 몸으로 비탈길에 올라서면 해국과 털머위 및 청사초가 반갑게 고개를 내민다. 그리고 이어지는 동백나무 오솔길은 겨울과 봄에는 아름다운 동백꽃을, 여름에는 시원한 바람을, 가을에는 맑고 고운 새 소리와 푸른 하늘을 선물한다.


마을과 숲은 구분 없이 연결되어 있고, 14가구 25명의 주민들이 살고 있다. 주민들은 고기를 잡거나 여행객을 대상으로 민박을 놓아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일제강점기에 300여명의 군인들이 거주하였고, 한때 약 백여 명의 주민이 거주하였지만 교통이 불편해 주민들은 섬을 떠났다. 또 마을에서는 일제강점기에 만들어진 일본식 목조 주택도 만날 수 있다.

마을을 벗어나면 두갈래 길이 나오는데, 하나는 포장된 길로 국방과학연구소 시험장으로 갈 수 있고, 하나는 섬의 북쪽으로 난 길이다. 결국 이 두 길은 만나게 된다. 연구소 시험장에서 오른쪽으로 난 비포장 산길로 가면 남쪽 해안가로 갈 수 있다.

가는 길에 일제강점기에 대한해협을 방어하기 위해 만든 포진지와 탄약고를 구경할 수 있다. 포는 사라지고 포대의 흔적만 남아있는데, 고여 있는 물에 무당개구리들만 시간가는 줄 모르고 즐겁게 노닐고 있다.


다시 갈림길로 와서 비탈길을 내려가면 넓은 잔디밭이 나온다. 이는 과거에 연병장으로 사용한 곳으로 지금은 헬기장으로 이용하고 있는데, 이곳에서 바라보는 일출과 일몰 및 장승포의 전경은 장관이다.


또 다시 동백숲 오솔길을 따라 이동하면 일본군이 설치한 방향지시석이 나오고, 이를 지나면 절벽 위에 설치된 망대를 만나게 된다. 망대는 일본 군인들이 멀리 대한해협으로 다가오는 외국의 배들을 감시하던 곳이다. 망대에서 북쪽의 해변으로 내려가면 아름다운 갯바위와 몽돌해변을 만나게 된다. 이곳에는 갯바위가 넓고 여러 종류의 물고기가 잘 잡혀 갯바위 낚시를 많이 하는 곳이다.

다시 돌아와 방향지시석이 있는 곳에서 북쪽으로 난 오솔길을 따라가면 농가의 창고로 이용하고 있는 탄약고를 만나게 된다. 탄약고를 지나면 해수욕장으로 가는 샛길이 나온다. 몽돌해수욕장의 넓이는 매우 작아 몇 가족이 동시에 해수욕을 즐기기에 알맞은 크기이다. 그러나 이곳에서 바로보이는 지세포항과 옥녀봉의 모습은 아름답다.


마을로 돌아오는 오솔길은 중간 중간에 대나무군락이 나타나고, 밭의 경계로 설치된 돌담길은 소나무와 어울려 넉넉한 마음을 더욱 넓히는 역할을 한다. 연인끼리 섬을 방문하였다면 이곳의 대나무로 만든 그네에 앉아 즐거운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섬은 길이 2킬로미터, 폭 500미터로 약 10만여평의 매우 적은 면적이라 천천히 걸어서 3-4시간이면 섬을 한바퀴 돌 수 있다. 특히 대부분의 오솔길이 흙길이므로 맨발로 걸으면 자연의 부드러움을 가슴 깊이 느낄 수 있다.

섬의 관광은 하루 만에 할 수 있지만 휴식을 취하여 얽힌 일상사를 풀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얻기 위해서는 동백나무에 앉아 울고 있는 박새와 함께 하루 밤을 보내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아름다움과 순박함이 묻어 있는 지심도에서 어린 시절의 순수한 꿈을 찾아 가길 바란다.

김철수 소개

김철수는 경남 산청의 지리산 자락에서 태어났다.
2000년 국립경상대학교 대학원에서 식물생태학을 전공하여 박사학위를 받았다. 늪과 갯벌의 식물생태에 관한 연구를 하면서 체험학습자료 개발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교육 및 식물생태학 관련 연구논문으로 40여 편이 있고, 여러 학술 및 연구 조사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현재 거제중앙고등학교에서 생물을 가르치고 있고, 2003년 행정자치부 신지식인에 선정되었다.
주요 논문에는 ‘박실늪의 퇴적과 교란에 따른 수생 및 습생관속식물의 군집동태와 생산성’, 저서로는 ‘늪 푹 빠진 내 친구야’(공저, 꿈소담이, 2004), ‘거제도’(대원사, 2006)가 있다.

김철수 기자 kcs1217@hanmail.net 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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