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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벌 금지…교실은 고민 중'
작성 : 2010년 11월 30일(화) 10:47 가+가-
11월부터 서울 시내 초·중·고등학교의 체벌이 전면 금지됐다.

서울시교육청의 지시에 따라 모든 초·중·고교들은 체벌 금지 내용을 포함한 학교 규정을 만들었다. 교사가 학생에게 가벼운 체벌을 가해도 처벌을 받을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된 것이다.

교사가 체벌을 가하게 되는 경우 경중에 따라 징계가 내려진다. 가벼운 사안일 경우 학교장의 권한으로 주의나 경고 수준에 그치지만 무거울 경우 교육청이 나서 조사한 뒤 처벌을 하게 된다.

시교육청은 체벌금지의 당위성을 피력하며 밀어붙이고 있지만 제도 시행 후에도 현장의 여러 잡음들은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교총 반발, '아직은 시기상조'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김동석 대변인은 “실태조사를 해보니 많은 문제점들이 있었다. 이런 부분에 대한 개선방안 없이 일단 해보고 보완하겠다고 하는 방식은 무책임한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과연 교사들이 어떤 교육자적 신념을 갖고 학생들을 지도할지 걱정된다”며 “소수 학생 때문에 다수 학생들이 학습권 침해를 받을 때 딱히 방안이 없다. 교사들은 문제 학생에 대해 직접적이고 즉각적인 대응을 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체벌금지가 보편화된 선진국의 경우 학부모소환제, 유기정학, 유급 등 대체 제도가 강력하다”며 “그런 부분도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채 학생들의 권리만 보장하고 의무를 망각한 것 같다”고 토로했다.

◇18가지 유형별 매뉴얼 배포

시교육청은 지난 11월 중순 ‘문제행동 유형별 학생생활지도 매뉴얼’을 내놨다. 가까이 두고 문제행동이 발생했을 때 행동 유형에 따라 본 매뉴얼을 참고해 신속하고 적법하게 처리하라며 활용 방법을 소개했다.

아침 등교 시 지각을 하는 경우 ▲일과 시작 전 노래 부르기, 참선, 요가 등 다양하고 재미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해 동기 부여 ▲밤까지 인터넷 게임, 채팅을 하는 등 지각 원인을 파악해 예방 지도하기 등의 방법을 제시했다.

장신구 착용, 염색 등 옷차림이 불량한 학생에게는 ▲변형된 교복을 착용한 경우 재활용 교복을 제공 ▲치맛단을 늘려야 할 경우 재활용 교복을 이용, 필요한 크기의 옷감 제공 ▲염색과 파마는 성장기인 청소년의 두피 건강을 해치므로 학교 규정으로 금지하는 이유를 설명해 이해시키기 등을 들었다.

음주나 흡연의 징후가 의심되는 경우 ▲학생에게 음주나 흡연의 문제점 인식시키고 주기적인 예방 교육하기 ▲별도의 장소에서 음주 또는 흡연 측정기 사용하기 ▲학생 등 학교 구성원과의 합의를 거쳐 학생생활규정에 음주·흡연측정기 사용 여부 넣기 등을 제안했다.

교사의 지도에 대해 예의에 어긋나는 말이나 행동을 보이는 학생에 대해서는 ▲현장 직접 지도 삼가 ▲흥분을 가라앉힐 시간을 갖도록 한 뒤 별도의 장소에서 상담 지도 ▲학생의 공개 사과를 통해 재발을 방지하고 교권 회복시키기 등의 방법을 권했다.

수업 중 계속 떠드는 학생에게는 ▲정도가 심한 학생은 자리를 이동해 주의를 환기 ▲1차 주의를 주고 반복될 경우 교실 뒤에 나가서 일정 시간 서서 수업 받도록 하기 ▲수업 후 반성문 쓰게 하기 등을 제시했다.

이 밖에도 급식 질서 위반, 쓰레기 함부로 버리기, 주번 활동 불성실, 수업 시간 무단이탈, 교통질서 불이행 등의 행동에 대응하는 방법을 소개했다.

◇실효성 논란, 시교육청 "매뉴얼은 하나의 예시일 뿐"

매뉴얼의 내용이 알려지면서 일부 추천 방법들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음주·흡연 학생에 대한 측정기 사용의 경우 학생이 발뺌하면 학교에서 대안이 없다는 것이다. 별도의 장소에서 측정하는 방식으로 일부 학교에서 시행 중이긴 하지만 비싼 가격도 또 다른 문제 요인으로 꼽혔다.

치맛단이 짧으면 재활용 교복 옷감을 제공해 길이를 늘이도록 한다는 방법도 대다수 학생들이 진짜 헝겊이 없어 치마를 짧게 하고 다니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해결책이 되진 못한다는 지적이다.

현장에서 즉각 문제 학생을 제지할 수 없다는 점에 대해서도 ‘소수의 문제 학생 때문에 다수의 학생들이 피해를 입게 생겼다’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은 “보완이 필요하다는 여러 지적에 따라 배포시기를 11월 말로 늦추기로 했다. 다양한 기관의 자문을 거쳐 학교 현장에서 유용하게 사용하도록 매뉴얼의 내용을 가다듬겠다”면서도 “매뉴얼의 큰 틀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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