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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과 제자’ … 인권은 보호 교권은 존중
작성 : 2010년 12월 21일(화) 17:36 가+가-
지난 16일 경기도 A고교 백모(25·여) 교사는 영어 보충수업 도중 학생에게 배를 차이는 등 폭행을 당해 병원에 입원했다. 학생들에 따르면 백 교사는 훈계 과정에서 잘못을 한 학생들끼리 서로 때리게 했고 이를 거부한 학생들과 마찰이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중학생들이 교실에서 젊은 여교사에게 성희롱성 발언을 일삼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이 인터넷에 떠돌기도 했다. 여름에 촬영된 것으로 보이는 이 동영상에는 중학생들로 추정되는 남녀 학생들이 '첫사랑', '첫키스', '첫경험', '초경' 등을 질문을 하며 여교사를 곤혹스럽게 만드는 내용이 담겨있다.

11월1일 서울시교육청은 일선 학교에서 체벌 전면금지를 선언했다. 이에 따르지 않는 교사들에게는 교육청 차원에서 조치를 취하겠다고 못박기도 했다. 경기도교육청 역시 내년 3월 체벌금지 등을 담은 학생인권조례를 본격적으로 시행하겠다고 선포하고 이에 대한 다양한 방안을 내놓고 있다.

교육계는 '체벌전면금지'를 두고 양분화됐다. 체벌금지는 당연한 일이자 시대의 흐름이라는 목소리와 아직은 시기상조이며 체벌금지 도입으로 인해 교권이 흔들리고 있다는 목소리가 대립하고 있다.

체벌금지를 반대하는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와 체벌금지를 찬성하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두 단체 모두 최근 일어난 교실 붕괴 사건들에 대해 '전적으로 체벌금지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은 아니지만 부분적으로는 영향이 있다'는 데 동의했다. 하지만 그 정도에 대해서는 양측이 입장을 달리했다.

한국교총은 '교사가 학생에게 맞는' 현상에 체벌금지가 상당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교총 김동석 대변인은 "이런 사건들과 체벌금지 시행이 100% 인과관계가 있다고 볼 순 없지만 상당 부분 관계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교사들의 위축된 분위기와 학생들의 심리적 해방감이 동시에 작용된 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김 대변인은 "물론 체벌금지 이전에도 학생들이 교사를 폭행하는 사건은 있어왔다. 최근 몇 년 이런 사건이 부쩍 는 것은 인터넷 등을 통해 학생들이 폭력적인 영상을 많이 접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또 과거와는 달리 학부모들이 자신의 자녀만 중시하는 이기적인 교육관을 가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의 사건들에는 체벌금지가 가장 크게 적용했다는 판단이다. 그는 "11월 이후에 불거진 폭행사건 수를 보면 과거의 전례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많다"며 "모든 현상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지만 결정적인 원인은 늘 있게 마련"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전교조의 판단은 다르다. 물론 체벌금지도 영향을 미치긴 했지만 그 부분이 결정적인 원인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전교조 엄민용 대변인은 "최근 교사-학생 폭행 사건이 언론에서 많이 보도되고 있긴 하지만 솔직히 이런 사건들은 학교 현상에서 예전부터 심심치 않게 벌어져 왔다"며 "체벌금지 이후 폭행 사건 보도가 나온다고 해서 그 원인이 체벌금지 시행에 있는 것은 아니다"고 못박았다.

엄 대변인은 "과거에도 이런 일은 있어왔지만 그 전까지는 학교 내에서 쉬쉬해왔다"며 "하지만 학생인권조례, 체벌금지 등이 제도화되면서 사람들이 관심을 갖게 되고 언론 보도가 늘어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교실 붕괴' 현상의 가장 큰 원인으로 잘못된 교육 시스템을 꼽았다. 우리나라 교육 자체가 대학 입시를 중심으로 진행되다보니 그에 따른 인성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초중고 교육이 각자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보다는 대입을 정점으로 맞춰진 하위 시스템으로 돌아가고 있다"며 "몇몇 공부 잘 하는 학생들을 위주로 운영되는데 아이들의 정서는 메마를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교원평가 시스템도 문제 삼았다. 그는 "이전에 교사는 학생에게 권위와 존경의 대상이었지만 이제는 점수를 매길 수 있는 대상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이런 분위기가 쌓이면서 결국 지금의 (교실 붕괴) 사건들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체벌전면금지가 도입된 지 50여일이 지났다. 하지만 교육계에서 이 문제는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제도를 시행한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과도기적 현상이고 곧 안착할 것이라는 '찬성' 입장과 더 많은 문제가 생기기 전에 철회해야 한다는 '반대' 입장은 당분간 팽팽한 줄다리기를 계속할 전망이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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